인지법 일부 개정안 통과…사회적 비용 2000억 절감
앞으로 대법원이 상고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소송 기각 결정을 내린 경우 인지대금(소송 수수료)의 절반을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이 돌려받게 될 전망이다. 소송 당사자의 경제적 부담을 더는 동시에 판사들의 과중한 업무도 줄이자는 차원의 정책 방안으로,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사회적 비용이 2000억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16일 고등법원의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사실 관계를 잘못 판단하거나 기간 미준수, 상고문의 허황된 주장과 욕설 등 대법원이 명백히 상고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소송은 심리 자체를 하지 않는 ‘심리 불속행’ 기각 결정 사건에 대해 미리 낸 인지대의 50%를 환급하는 ‘민사소송 등 인지법’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대법원의 사법연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법원의 상고 기각 건수는 전체 상고 판결 및 결정 건수 1만 636건의 89.6%(9537건)에 달한다. 사실상 재판을 받지 못하고 인지대만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법사위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1, 2심과 달리 대법원은 법률적으로 옳고 그르냐를 보는 법리 판단만 한다.”며 기각이 많은 배경을 설명했다. 인지대는 항소심, 상고심으로 올라갈수록 더 비싸진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박영선 의원실 측은 “전액 환급은 소송 남발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절반만 환급해 주기로 결정했다.”면서 “다만 3심 재판을 받을 권리가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장기적으로 하급심을 강화하고 절차상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산출한 내년도 인지대 세입 예산은 2952억 5400만원이다. 이는 대법원 전체 세입 예산의 77.1%에 해당된다. 지난해에는 인지대금으로 2236억여원을 거둬들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