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측 유류비 보전 요구
제주 서귀포항과 전남 고흥군 녹동항을 잇는 여객선 취항이 또다시 연기된 가운데 선사 측이 연간 수십억원의 유류비를 서귀포시가 보전해 줄 것을 요구, 논란을 빚고 있다.15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향일해운㈜은 당초 오는 22일부터 이 항로에 쾌속카페리 여객선 ‘탐나라’호를 취항키로 했으나 이를 4월로 잠정 연기했다.
선사 측은 여타 항로보다 길어 초과지출 비용이 발생한다며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항~녹동항 뱃길은 당초 지난해 5월 여수엑스포에 맞춰 취항할 예정이었지만 선사 측이 선박 구입에 어려움을 겪어 연기한 바 있고, 이후 8월과 12월 취항하겠다는 약속도 어긴 상태다. 이번에 또다시 취항을 연기하면서 유류비 보전을 시에 요구했다.
김모(44·서귀포)씨는 “서귀포시가 여객선 조기 취항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자 선사 측이 계속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당장 여객선 취항이 급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 운항이 가능한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항에는 1998년 11월부터 부산항을 잇는 여객선이 운항했으나 2000년 8월 선사 측이 경제성이 없다며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막대한 유류비를 보전해 달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객선이 서귀포항으로 취항하는 만큼 도민 할인 부분에 대해서는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2013-02-16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