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마포문화원 리모델링…녹음·연주 등 창작 뒷받침
마포구는 2일 낡은 마포문화원과 이에 연결된 지하보도를 리모델링해 음악 창작공간으로 재조성한다고 밝혔다. 마포의 트레이드 마크 가운데 하나라면 홍대 앞 젊음의 문화. 그러나 최근 급속도로 홍대 지역이 상업화되면서 음악창작공간이나 음악팬들이 인디음악(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구는 아현동에 있는 옛 마포문화원 건물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지하 1, 2층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1997년 마포보건소 아현분소로 사용되다 문화원으로 바뀐 곳. 낡은데다 지하에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아 문화원은 오는 10월쯤 다른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문화원이 옮기고 나면 이곳을 인디음악을 위한 곳으로 쓰게 된다. 이에 따라 옛 마포문화원 청사에는 연주, 녹음, 영상, 연습 등 인디 음악의 창작을 뒷받침하기 위한 시설들이 빼곡히 들어서게 된다. 여기다 음악팬이나 일반인들이 인디음악이나 홍대문화를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음악문화공간도 함께 꾸며진다. 간단한 소규모 공연은 물론, 관련 영상이나 음원, 전시 같은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옛 마포문화원뿐 아니라 외부로 연결하는 지하보도와 계단까지 모두 음악창작소로 리모델링하겠다”면서 “지하건물이기 때문에 외부 및 소음 등에 대한 통제가 쉽다“고 말했다.
지하공간이라 문화원이라기엔 좋지 않았지만, 인디음악에는 더없이 좋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음악발전소 등과 함께 ‘음악창작소 구축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까지 맺었다. 마포구는 구 재산인 마포문화원 부지를 제공하고 행정적 뒷받침을 하면, 문체부는 사업비 등 음악창작소 설치와 운영을 뒷받침하고, 한국음악발전소는 운영주관기관으로서 창작소의 효과적인 활동을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이나 운영방침 등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박홍섭 구청장은 “홍대지역이 급속하게 상업화되면서 임대료가 너무 올라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들이 이탈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조성하는 음악창작소가 이들의 발걸음을 붙들어 홍대 문화가 지역 문화 예술을 북돋워주고 길게는 한류 문화의 힘으로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9-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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