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없앨 수 있다” 돌직구 던지는 구의원
“솔직히 속상한 면도 있죠. 그러나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만큼은 확실합니다. 주민들 사이에서 ‘민원해결전문가’로 불리고, 공무원들이 뽑은 ‘합리적 의원 1위’였습니다. 거기다 야당인데도 의장으로 뽑혔으니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도 통할 만한 사람으로 인정받은 거 아니겠습니까.”2일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박용모 송파구의회 의장의 얼굴엔 많은 표정들이 오갔다. 5선, 그것도 새누리당 텃밭이라는 송파구에서만 5선을 기록한 경력 덕분에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장이자, 전국시군구자치구의장협의회 수석부회장이기도 하다. 조금 수군거림도 따라다닌다. 구의회협의회를 대표하는 입장이니 그 누구보다 의원 이익 보호에 앞장서야만 할 것 같은데, 정당공천제 폐지나 광역·기초 통합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왜 구의원이면서 구의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느냐’는 눈총이 따라붙는다. 박 의장의 논리는 간단했다. “의원 하라고 의원 자리를 만드는 게 비정상”이라는 것. 그는 “광역으로든 기초로든 지역 사정에 걸맞게 하나로 통합해서 ‘중앙-광역-기초’ 3단계를 ‘중앙-지방’ 2단계로 정리하는 게 재정이나 행정 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거나 “지방자치는 주민들을 위한 건데 공천제 때문에 당을 더 따르는 병폐가 만연했다”고 딱 꼬집어 얘기했다. “국민과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토론해야지 구의원이니까 기초의회를 없애면 안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논리 아닙니까.” 투표용지에서 정당과 기호를 지워 버리고 지역에서 발로 뛴 사람들의 이름을 보고 뽑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송파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개발사업에다 백제문화권까지 잘 연계해서 추진하면 송파의 위상을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도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그 뒤 환경이나 교통 등의 문제는 송파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서울시와의 오랜 네트워크, 그리고 지역문제를 쭉 지켜봐 온 혜안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 부분은 제가 앞장서서 풀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12-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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