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산업진흥원 설문조사 결과 지역·병원 규모 작을수록 심해
1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병원급 의료기관 362곳을 설문조사한 ‘중소병원 경영지원 및 정책개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병원의 60.2%가 의료법에 명시된 간호사 인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병원은 연평균 1일 입원환자를 2.5명으로 나눈 수만큼 간호사를 둬야 한다. 의료법상 인력기준을 충족한 병원은 대도시 37.4%, 중소도시 31.0%, 군 지역 17.3%로 지역 규모가 작을수록 간호사 인력난이 심했다. 또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간호사 인력 기준을 채우지 못한 병원이 많았다. 운영 병상 수가 100개 미만인 병원은 61.9%가 간호사 인력 기준 미달이다. 군 지역은 50.0%가 의사마저 부족했다.
중소병원의 고질적인 간호사 인력난 현상에는 24시간 3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 열악한 근로 환경, 낮은 임금과 복지 수준이 자리하고 있다. 간호사 1명이 담당해야 할 환자도 대형병원은 13명 안팎이지만 중소병원은 20여명에 이른다. 그렇다고 간호사들이 무조건 대형병원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간호사협회 관계자는 “아이가 있는 간호사는 집 근처 병원 근무를 원하지만 3교대 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2000만원 수준인 중소병원 연봉으로는 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길 수도 없다”며 “병원에 취직하는 대신 어쩔 수 없이 육아를 선택하는 간호사가 많은 만큼 중소병원도 업무 환경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간호사 면허자 수는 35만 7000여명이지만 실제 종사자 수는 21만 4000여명에 불과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6-05-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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