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범죄율 1년 새 28%↓‘안전지대 동작’
범죄예방디자인전담팀 신설·안전마을 4곳 조성경찰 귀갓길 코스 순찰·마을 봉사단까지 시너지 효과
서울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주거 지역 비율이 높은 동작구는 크고 작은 범죄로 골머리를 앓았다. 낡은 다세대 주택과 정비가 안 된 골목 등이 많은 탓이다. 이 동네가 불과 1년 새 안전지대로 거듭났다. 자치구가 음침했던 마을들에 범죄를 막을 디자인을 입혔고 경찰은 시민들이 걷기 불안해하는 귀갓길 코스를 찾아내 집중적으로 순찰한 결과다.
6일 동작구에 따르면 올해 1~3월 지역에서 발생한 5대 범죄(살인·강도·성범죄·절도·폭력)는 6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272건) 줄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특히 주민 체감도가 높은 절도 범죄는 지난 1~3월 283건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8%(203건)나 줄었다.
지역 내 범죄 감소는 이창우 구청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 이 구청장은 취임 때부터 “지역 주민이 피해를 본 뒤 범인을 잡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범죄를 사전에 막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범죄 예방을 최우선 구정 목표로 내세운 그는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범죄예방디자인(셉테드) 전담팀을 신설했고 신축 건물 허가 때 범죄예방 디자인 기준을 맞추도록 하는 ‘셉테드 조례’도 만들었다.
구는 또 지난해부터 범죄취약지역으로 분석된 노량진과 신대방1동 등 4곳을 안전마을로 만들었다. 안전마을은 셉테드 기법을 적용해 범죄자들이 범행을 마음먹지 못하도록 꾸민 곳이다. 예컨대 ‘ㄱ’자로 꺾인 골목에 숨어 있는 사람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반사경과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마을 담벼락을 밝은 색으로 칠하는 식이다. 구는 2018년까지 지역 내 15개 동에 안전마을을 1곳씩 설치할 계획이다.
동작 경찰서도 발 빠르게 뛰었다. ‘인간 CCTV’로 활용한 ‘모든 거리의 눈’ 사업이 대표적인 범죄 예방 노력이다. 야쿠르트 배달원과 전기 검침원, 집배원 등 골목을 누비는 인력을 활용해 범죄 의심자가 발견되면 즉각 신고하도록 했다. 또 각 지구대 경찰들은 틀에 박힌 경로만을 순찰하지 않고 여성들이 늦은 밤 귀가 때마다 오싹함을 느낀 골목 등을 ‘관심 순찰선’으로 정해 심야에 촘촘한 감시활동을 벌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6-07-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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