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본 궤도 오른 발달장애인 사업 ‘꿈더하기’
14일 서울 영등포본동 꿈더하기지원센터 내 베이커리를 키 186㎝에 몸무게 100㎏의 거구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이 찾았다. 베이커리 직원인 박재언(22·지적장애 2급), 김동호(22·지적장애 3급)씨와 함께 ‘녹차 머핀’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곳에선 발달장애인 2명과 발달장애인 어머니 2명이 일하고 있다.조길형(오른쪽 두 번째) 영등포구청장이 14일 서울 영등포본동 꿈더하기지원센터 내 베이커리에서 발달장애인 박재언(22)씨, 김동호(22)씨와 함께 완성된 머핀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영등포구의 발달장애인 사업 ‘꿈더하기’가 본 궤도에 올랐다. 지난달 26일 아산사회복지재단 기획공모(발달장애인 지원) 부문에서 영등포구가 선정된 게 상징적 예다. 채민정 꿈더하기지원센터장은 “재단을 통해 연간 1억원씩 최대 3억원을 지원받게 됐다”면서 “발달장애인 사업의 진면목과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해준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2012년 조 구청장이 꿈더하기 베이커리를 탄생시킨 지 4년 만에 이룬 성과다.
영등포구가 발달장애인을 위해 한 일은 베이커리 외에도 많다. 2013년부터 시간제 근로자(2년) 자격으로 발달장애인 35명을 채용했고, 현재 20명이 구청 디지털 도서관, 카페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2년 계약이 종료된 장애인들도 구내에 있는 기업과 연계해 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지난 4월에는 대안학교가 꿈더하기지원센터 안에 새로 생겼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 7명이 국어·영어·수학 수업과 바리스타 교육 등을 받고 있다.
발달장애인 어머니들의 호응은 뜨겁다. 베이커리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백명아(47)씨는 “지적장애 1급인 아들이 일반통합학교(일반고에 특수학급이 있는 형태)를 다닐 때는 비장애인 친구들의 놀림감이 돼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면서 “지금은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당당해졌다. 아이의 독립성까지 높아져 저도 매니저로 일할 시간이 생겼다”며 웃었다. 17살 발달장애인 딸을 키우는 채 센터장도 “일반 주민들이 장애인과 어울릴 기회를 구청에서 마련해주니까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자연스레 개선되는 것 같다”고 반겼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6-07-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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