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알코올 중독자 상담 모니터링…재취업 도와
A(62·서울 광진구)씨는 이달 말 재취업을 앞두고 있다. 술에 찌든 지난 날을 생각하니 스스로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A씨는 알코올 중독이 심해 젊어서부터 입·퇴원을 반복했다. 공사판 막일로 벌어들인 수입은 대부분 술을 마시는 데 썼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성치 않아 막일을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 광진구에서 마련한 광진지역자활센터에서 세탁 일을 구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0개월 만에 술 문제로 해고됐다. 자활센터에서 지난 1월 광진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알코올 중독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지만, A씨는 혼자 끊을 수 있다며 거절했다. 그랬던 그가 한 달 뒤 제 발로 센터를 찾았다. 술을 끊고 싶은데 혼자 힘으론 도저히 안 된다며 도움을 청했다. 그는 센터의 음주 문제 해결 프로그램인 ‘건강음주 희망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매주 전문 상담사와 상담을 했고, 상담사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다. A씨는 8일 “처음부터 술을 끊으라고 하지 않고 계속 상담하며 서서히 단주를 유도해 술을 끊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직장도 다시 구하게 돼 정말 고맙다”고 했다.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상담사로 활동한다. 이들은 유대감과 회복에 대한 믿음으로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변화 동기를 북돋아 주고 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건강을 되찾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7-05-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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