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자발적으로 신속하게 제설… 주민센터 직원도 놀라
“눈이 내리는 걸 보고 달려갔는데 이미 제설이 다 돼 있더라고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종암동주민센터 한 직원은 전날 밤 4㎝가 넘게 내린 눈에 길이 얼어붙을 것을 걱정해 경사가 가파른 골목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는 이미 깨끗이 치워진 골목이 보였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주민 불편이 예상되는 곳을 우선으로 달려갔는데 이미 제설이 마무리된 골목을 마주하고는 생전 처음 기분 좋은 허탈함을 느꼈다”면서 “주말이라 여러모로 제설 작업에 제약이 많았는데 주민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번 일을 계기로 종암동주민센터는 폭설 등 갑작스러운 재난에 대비해 민관의 협력체계를 더욱 긴밀하게 구축하기로 했다. 종암동 주민의 선행은 이뿐이 아니다. 지난달 22일 종암동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제1회 종암동 헌혈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주민 150여명이 헌혈에 동참하고 헌혈증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주민들이 마을 공동체에 애정과 주인의식을 가진 모습에 놀랍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7-12-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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