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역화폐의 현주소
예산 문제로 멈추거나 줄여
내년 정부 지원 없으면 악화
28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광주시와 충북 청주시 등 일부 지자체는 예산 문제로 지역화폐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지역화폐 수요도 덩달아 늘어 국비 지원금 등 관련 예산이 빠르게 소진된 까닭이다. 광주시는 지난달부터 ‘광주상생카드’ 충전·발행 중단 결정을 내렸다. 광주상생카드 발행을 위한 국비 261억원을 포함한 예산 653억원이 바닥난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청주시도 올해 확보한 예산 300억원이 모두 소진되면서 지역화폐 ‘청주페이’의 10% 인센티브 혜택을 지난달 24일부터 중단했다. 시는 지난 5월 가정의 달 소비 증가로 인센티브 예산액의 78%가 지급되자 예산 소진을 우려해 지난달 13일부터 충전 한도를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췄으나 충전 금액이 폭증해 결국 인센티브 지급 중단을 결정했다.
지역화폐 발행을 이어 가는 지자체들도 할인율을 줄이거나 구매 한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부산시는 8월부터 지역화폐 ‘동백전’의 월 충전 한도를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축소하고, 캐시백 요율도 10%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올해 지역화폐에 대한 국비 지원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줄어 재정 부담이 대폭 늘었으나 동백전 이용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는 내년 지역화폐 발행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소비가 늘면서 캐시백 예산 증가도 가파르다”며 “정부 지원이 중단될 경우 해마다 전액을 시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지자체 지역화폐 담당자는 “지자체 재정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내년에 지역화폐를 어느 정도 규모로 발행할지는 하반기 예산편성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박재홍 기자
이천열 기자
2022-07-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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