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제주교육감이 꿈꾸는 ‘제주다운 교육’
‘다혼디’ 축소·폐지 얘기한 적 없어
편향된 교육 안 되도록 학교 운영
교과목 시간 자율 조정·운영 보장
생태, IB, 4·3 등 교육 주제 다양
내부형 교장공모 한 명 정도 적당
학교체제 개편 첫 디딤돌 놓을 것
-김광수표 제주형 자율학교는.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자율학교다. 제주형 자율학교는 제주특별법 216조 학교 및 교육과정 운영 특례에 따라 운영된다. 이를 잘 활용하면 교과목 시간의 자율적 조정이 가능하고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생태교육이 될 수도 있고, 국제 공인인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이 될 수도 있다. 혹은 제주 정체성 교육, 4·3교육일 수도 있다. 주제가 다양하다. 생태학교나 문화중심학교, 다혼디배움학교 등으로 바꿔 말해도 좋다. 용역 중이니 연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의회 교육행정 질문에서 “IB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적용하는 방법이 잘못됐다”며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교육정책을 급격하게 변화시키면 일선교육 현장에 혼란이 오기 때문에 기존 IB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학교에 대한 지원은 계속해 나가겠다. 도민사회에서는 제가 IB 프로그램을 싫어해서 하지 않는다는 오해가 생긴 모양인데 IB 프로그램은 훌륭하다. 다만 적용하는 방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IB 프로그램이 도입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고등학교 과정이 문제다. 대학 입시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내년에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때문에 그 결과를 바탕으로 IB의 효과성 등을 분석해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해 나가겠다.”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축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취임하자마자 도입한 열린 교육감실의 효과는.
“인터뷰를 앞두고 비서실을 통하지 않고 불쑥 장학사가 찾아오지 않았나. 언제든 문이 열려 있다. 어떤 제안을 하면 장학사는 그걸 자세하게 구체화하는 그림을 그린다. 그들이 없으면 제가 꿈꾸는 교육이 완성될 수 없다. 그들의 제언을 들으려고 언제든 귀를 쫑긋 열고 있다.”
-4년 임기 내 이루고 싶은 것은.
“(제주고의 일반고 전환 얘기가 나와 여론이 안 좋지만) 학교 체제를 꼭 개편하고 싶다. 체제 개편 속에는 예술체육고, 일반고, 여중고 다 포함될 수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2028년까지 37학급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내외로 하면 50개 학급이 더 필요하다. 이를테면 상업고를 일반고로 전환할 수도 있다. 최근 목포상고가 목상고로, 군산상고가 군산상일고로 일반고 전환을 강행한 것을 보더라도 일반고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다. 다른 교육감이 완성하더라도 시작을 꼭 하고 싶다.”
-제주교육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들이 ‘인서울’하더라도 오래도록 제주를 기억해 주는 사람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항상 고향 같은 추억을 기억하고 제주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4·3, 한라산, 제주어 등등 문화교육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 같다. 새로운 문명에 변질되지 않게 제주다운 ‘제주 교육학’을 가르쳤으면 좋겠다. 제주만의 교육문화가 뿌리내리길 바란다. 더불어 저는 ‘열 살 난 아이가 마흔 살이 되면 뭘 할까’라는 화두를 늘 던진다. 과거에는 예상됐지만 지금은 뭐가 될지 예측할 수 없다. 개천에 용 나는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상상 속의 직업인, 미래의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선생님들의 재교육이 필수다. 연수, 유학 등 젊은 교사들의 재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미래가 활짝 열릴 수 있었으면 한다. 앞으로 나아갈 제주교육호의 항해 방향은 오로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환하게 밝혀 줄 수 있는 쪽으로 잡아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
제주 강동삼 기자
2022-10-20 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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