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부지 조성 24개월 더 필요”
경남 “안전 위해 공기 연장 재입찰을”
부산 “조건 그대로 신속 재입찰 해야”
국토부 “기존 입찰 조건 변경 검토 중”
김광회 부산시 미래부시장은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국토교통부가 가덕도신공항 부지공사 수의계약 중단 절차에 착수했지만, 입찰 조건을 위반한 기본설계안을 중앙건설심의위원회에 회부하고, 추가 자문까지 진행하며 기나긴 행정절차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입찰 조건 변경 없는 재공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우선협상 대상자인 현대건설이 공사에 108개월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기본설계안을 지난달 28일 제출했기 때문이다. 부지조성공사 입찰 공고상 공기는 84개월이었지만 현대건설은 연약지반 안정화에 17개월, 방파제 일부 시공 후 매립에 7개월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토부가 현대건설에 보완을 요구했지만, 현대건설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건설 주장대로 공기를 연장해 재입찰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바다 위 연약지반에 여의도 면적의 배가 넘는 공항을 만드는 난공사인 만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공기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제주항공 참사처럼 공항에서의 사고는 초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보다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박완수 경남지사가 “가덕도신공항은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건설하는 게 본래의 목적으로, 단순히 속도를 내는 데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안전한 공항, 제대로 된 관문 공항을 만드는 데 우선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반면 부산시는 공기를 연장하면 행정의 신뢰성을 훼손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153억원을 들여 1년 8개월간 진행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통해 정부가 공기를 84개월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 부시장은 “의사결정이 차기 정부로 넘어가면 최대 6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우려한다”며 “국책사업 기준이 민간기업의 이해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국토부의 책임 있는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