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경찰서 김수정(50) 서장은 직원들 사이에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지난해 5월 부임한 뒤로 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많은 의견을 내놓고 실행에 옮기고 있기 때문.
김 서장의 아이디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전 지구대와 서장실을 연결한 ‘화상회의 시스템’이다.3교대 근무를 하는 지구대 직원이 회의를 하거나 교육을 받으러 경찰서까지 오는 수고를 덜기 위해 지난해 각 지구대와 서장실,생활안전과장실,통신계에 모니터와 카메라를 설치,인터넷 화상채팅처럼 실무교양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마이크도 부착돼 있어 회의진행에도 무리가 없다.경찰서 화상회의 시스템은 국내에서 유일해 지난달 경찰청에서 우수사례로 채택되기도 했다.
이는 민원인과 가장 접촉이 많은 지구대원의 근무의욕을 높여야 치안 효율성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그 일환으로 지난 4월에는 전지구대 화장실에 비데도 설치했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경찰서 쫄병’ 방범순찰대 의경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출동할 때마다 지루하게 기다려야 하는 점을 감안,수송버스에 아예 평면TV를 설치하는가 하면 하급자 구타 등을 막기 위해 으슥한 계단이나 외진 곳에 CCTV를 달아놨다.
지난 3월부터는 새로 들어온 이경이 부모에게 영상편지를 쓰게 하고 있다.부모를 안심시키는 메시지를 영상으로 녹화해 CD에 담아 발송하고 있는 것.“그래도 군대인데 너무 ‘빠진 것’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서장은 “모르는 소리”라면서 “사기가 올라 근무를 더 열심히 하더라.”고 잘라 말했다.실제 강동서 방범순찰대는 지난 4월 전국 88개 기동대와 102개 방범순찰대를 대상으로 경찰청이 실시한 지난해 하반기 자체사고 예방과 복무기강 확립 실적 심사에서 최우수부대로 선정됐다.
직원들은 김 서장을 ‘강동서 아버지’라고 부른다.지난해 성탄절에는 방범순찰대 대원들이 감사의 글을 잔뜩 적은 판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 서장은 “지난 어버이날 한 직원으로부터 카네이션을 붙인 편지를 받았다.”면서 “여경도 아니고 남자한테 그런 걸 받느냐고 시샘섞인 핀잔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웃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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