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1시간40분 걸리는 15㎞ 거리를 뛰어서 출근하는 ‘울트라 공무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송파구청 도시정비과 이원오(42) 주임은 지난해 12월부터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서 배낭을 메고 마라톤 복장으로 달려 출근한다.오전 6시40분 집을 나서면 보통 8시20분쯤 일터에 도착한다.퇴근 땐 시간이 일정치 않은 데다 날이 어두워져 뛰진 못하고 버스를 탄다.
이 주임은 구청 안에서는 달리는 울트라맨으로 통한다.그는 이사하기 전에는 인라인스케이팅으로 출퇴근했을 정도의 운동 마니아로 꼽힌다.
2년 전 송파구 마천동에서 지금 집으로 옮겨간 뒤 처음에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다 마라톤에 맛을 들이고부터는 42.195㎞ 풀코스를 8차례,하프코스를 20차례 뛰었다.
주말이면 한 달에 한 차례 꼴로 대회에 나가는 그는 대회가 없는 날에도 직장 동아리,울트라마라톤동호회 동료들과 한강·탄천·성내천 등을 돌며 연습에 매달린다.최근에는 부인까지 합세,울트라 부부가 됐다.“공부도 건강해야 할 수 있는 법”이라며 두 딸과 인라인을 즐기기도 한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광주시에서 열린 100㎞ 울트라마라톤에 이어 오는 12월 두 번째 도전장을 낼 생각으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 주임은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30분 이상만 달리면 힘든 것도 잊고 무아지경에 이르러 도착하고 나서야 다 왔구나 느낀다.”면서 “때때로 찾아오는 무기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살이 10㎏ 넘게 빠지는 등 건강이 훨씬 좋아졌다고 덧붙였다.처음엔 출근한 뒤 오전 내내 졸리기도 했다고 귀띔했다.그러나 지금은 비가 내려 마라톤 출근을 하지 못하는 날에 오히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아예 좌우명을 ‘잘 먹고 잘 뛰자’로 내건 그는 신조대로 오는 9월 강화도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311㎞ 한반도 횡단 울트라 대회에서 뛸 계획이다.
내친 김에 내년 초에는 일주일 동안 최남단 땅끝마을에서 고성까지 이어지는 655㎞ 국토종단 마라톤에 나선다.다음 목표는 2006년쯤 사하라 사막마라톤 출전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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