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뛰는 학생들은 4분 이내에도 가뿐하게 결승점을 통과하지만 대부분은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하다 체육 선생님 불호령에 마지못해 겨우 뛰게 된다.
단 1㎞를 뛰는 데도 이러할진대 그 42배도 넘는 마라톤 풀코스(42.195㎞)를 뛰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보통 사람들로서는 엄두도 못내는 일이다.
그런데 마라톤 풀코스를 100회나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모인 사람들이 있다.한두명도 아니고 147명이나 된다.이름하여 ‘100회 마라톤 클럽’이다.
●100회 완주자 올해안에 여러명 나올 것
‘100회 마라톤 클럽’은 지난 1999년 5월 전명환·김계성·양길웅씨 등 7명이 주축이 돼 ‘무엇보다 달리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자.’는 취지로 구성됐다.
회원 가입에 특별한 제한은 없지만 마라톤 풀코스를 한 번 이상 뛴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만 자격이 주어진다.
“새달 5일이면 우리 클럽에서 첫 100회 완주자가 탄생합니다.90회 이상 뛴 회원들도 대여섯명 있으니 올해안에 적어도 여섯명 정도 목표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00회 마라톤 클럽’의 총무 경기설(39·회사원)씨는 100회 완주자 이야기로 클럽 자랑을 시작했다.
“회원들의 평균 풀코스 대회 참가 횟수만 해도 32회입니다.국내 마라톤 단일 클럽으로는 최고 기록이죠.”
이외에도 이 클럽엔 각종 개인 기록을 가진 회원들도 여러 명이다.
김동욱(37·회사원) 회원은 올해 ‘제주마라톤축제’와 ‘호남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남궁만영(36·자영업) 회원은 ‘거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호남국제마라톤대회’에서는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매스컴에도 여러번 등장한 석병환(72·자영업) 회원은 올해 72세로 풀코스를 88회 완주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또한 장영신(51) 회원은 여성으로서 91회를 완주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김영수(51·중앙대 교수) 회원은 간암을 이겨내고 32회를 완주해낸 ‘기적의 사나이’다.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 ‘sub-3’
sub-3란 3시간 이내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으로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최고 영광 중 하나다.
‘100회 마라톤 클럽’에는 한국 최초로 만 60세 이후에 sub-3를 달성한 이광택(61·자영업) 부회장을 비롯해 sub-3 기록 보유자가 23명이나 된다.이 역시 국내 단일 클럽으로는 최다이다.
훈련이사인 박명섭(46·경찰공무원)씨는 “다른 동호회나 클럽에 비해 월등히 많은 운동량과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의 철저한 노하우 전수가 좋은 결과를 내는 비결”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클럽 sub-3기록 보유자들은 회원들에게 자신의 훈련일지를 모두 공개해 기록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마라톤 풀코스를 100회 완주하는 것이 커다란 목표이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횟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달리는 즐거움을 많은 사람이 공유했으면 합니다.”경기설 총무는 마지막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에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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