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가 관내 63만 주민들의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달 20일 단풍놀이 관광버스 추락사고로 숨진 15명 가운데 송파구에 사는 주민이 10명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부터다.
| 지난달 강원도에서 단풍관광 겸 단합 모임을… 지난달 강원도에서 단풍관광 겸 단합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다 버스 추락사고로 숨진 송파구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을 위한 모금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은 올해 초 불우이웃 돕기 모금운동을 벌이는 송파구민들의 모습. |
●지난달 20일 참변… 대부분 송파구민
이유택(65) 구청장은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피붙이를 잃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을 위해 구민 모금운동을 실시하기로 했다.”면서 “우선 1400여명의 직원들이 맨앞에 서자.”고 제안했다.
희생자들은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신약수 인근 국도에서 버스가 제동장치의 고장으로 15m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서 ‘날벼락’을 맞았다. 승객 33명은 송파구 배드민턴 동아리 ‘상록회’ 회원들이다. 다른 자치구로 이사를 갔더라도 여전히 회원으로 남아 남다른 이웃사랑을 보여주던 터여서 더욱 안타깝게 했다.
특히 부상을 감안하면 피해를 입은 시민은 현재 송파구 거주자만 26명이었다. 이날 사고로 사망자 외에 김수만(79·송파구 방이2동)·조정숙(78·여·송파구 석촌동)씨 등 나머지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실상 모두 송파구민이라는 사실을 언론보도로 알게 된 이 구청장의 제안으로 직원들은 보름 남짓한 사이에 1000여만원을 모았다. 선거법 관련 등의 문제 때문에 직접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곧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한다리 건너 유족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구민 모금운동의 목표는 일단 2억원으로 잡아놓고 있다.
희생자은 거의가 그다지 넉넉잖은 살림이지만 지역화합을 위해 애써 왔다는 점에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더구나 회혼(回婚·결혼일로부터 61년이 되는 환갑결혼일)을 맞은 최고령 회원인 고 이종윤(82·송파1동)옹은 부인 이영렬(76)씨와 생사가 엇갈려 눈시울을 적셨다. 이씨는 아직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희생자들 지역화합에 온힘
다같이 60대이면서도 잉꼬 부부로 소문난 이운휴(64·방이1동)·오귀례(60)씨 부부는 나란히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남편 이씨는 지난 3년 동안 회장을 역임하는 등 부부가 동호회 대소사를 챙겨왔다. 특히 이씨는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上海)에 신축하는 한 호텔의 인테리어작업 수주를 위해 출장가방을 싸놓고도 회원들과의 단합대회를 겸한 단풍구경 때문에 출장을 미뤘다고 한다.
동호회원들은 관광에 나서기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 오후 이씨 부부의 집에 모여 홍어무침과 떡을 포함해 관광 도중에 먹을 도시락 등 음식을 장만했다고 입을 모았다.
막내아들 이병종(31)씨는 “모임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이 너무 깊었다.”면서 “예정대로 중국 출장에 나섰다면 봉변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1998년 민선2기 구청장으로 부임한 뒤 2002년 재선한 이 구청장은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됐다.”면서 “앞으로 관내 전 지역을 안전지대로 만드는 데 행정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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