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은 지 오래돼 시설은 낡았지만 깨끗이 쓸고 닦아 광이 나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실내구조를 과감히 바꿔 경제적인 보건소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변화는 3년여 전 새로 부임한 구성수(42·여) 소장의 노력 덕분. 복도를 진료실로 바꾸고 간호사실을 없애 부족한 치료시설을 확충하는 등 효율성이 돋보인다.
●간호사실 등 없애고 치료시설 확충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1층에 마련된 ‘건강증진센터’. 각종 진료실과 약국, 결핵실, 간호사실 등을 모두 통합해 없앨 것은 없애고 일부 시설은 아예 복도로 끌고 나왔다. 그래서 이 보건소 1층에는 복도가 없다.
먼저 별도의 사무실이던 진료실과 접수실이 보건소 출입구 복도로 나오면서 사무실 칸막이가 모두 사라졌다. 보건소를 방문한 환자들은 접수실이나 민원실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지 않아도 입구에 마련된 진료테이블에서 곧바로 접수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간호사와 의사들은 환자의 증세에 따라 진료테이블을 함께 쓰고 있는 운동처방사나 영양사 등에 연결시키고 적절한 치료에 들어간다. 재활실과 물리치료실도 별도의 칸막이 없이 통합, 개방됐다. 진료테이블 옆에 시설이 모두 설치돼 재활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 많은 중풍이나 하반신 마비, 당뇨 등 증상이 발견되면 별도의 이동없이 1층에서 간호사와 운동처방사 등에 이끌려 곧바로 옆에서 치료한다.1층의 간호사실은 건강증진실로 개조됐다. 운동부하검사와 심전도검사 등을 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졌다.1층의 결핵실은 2층으로 옮겼다.
한방진료도 입구에 있는 진료테이블에서 한·양방 구별없이 진료할 수 있도록 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이 때문에 중원구 보건소는 1층 사용 면적이 극대화, 마치 초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옮겨놓은 듯하다.
●관절염환자 돕는 ‘타이치교실’ 눈길
재활실은 중풍운동교실, 관절염운동교실, 수중재활교실, 타이치교실, 요통교실 등으로 나뉘어 환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타이치교실은 호주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개발한 것으로, 태극권 스타일 총 31가지 동작을 습득시켜 관절염환자들을 도우며 이 보건소의 자랑이다.
방문재활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보건센터 물리치료사가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전기·운동치료 등을 실시한다. 지난 10월 말 현재 439명이 혜택을 받았다.
재활용구 대여 및 이용지도사업도 펼친다. 휠체어, 워커 등 34종을 구비해 연중 무료 대여한다.
복지서비스를 연계해 가사도우미, 이동 목욕활동도 벌인다. 올해만도 1317건에 이르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실시해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역사회 연계사업도 다양하다. 관내 대학과 유관기관을 연결해 치료프로그램 강사들을 지원하고, 서울보건대학 보건의료지원센터 장애인 보장구지원사업과도 연계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관내 병·의원들에게 환자들의 치료를 의뢰하기도 하고 정기적 전문의 초빙으로 환자 관리도 한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대학 교수, 물리치료사협회장, 수중재활운동연구소장 등으로 구성된 재활보건자문회를 구성, 지역 네트워크 및 재활 서비스 시스템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구 중원구보건소장은 “보건소 개선을 위해 새 건물을 짓고 장비를 확충해야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기존 시설을 활용해 진료의 질과 폭을 넓히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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