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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 브리핑] 서울광장 잔디 수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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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잔디를 후벼파내는 덴 그만한 속사정이 반드시 있을 겁니다.”

서울시 박인규(50) 공원녹지관리사업소장은 서울광장 잔디가 상처를 입고 있는 데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매일 아침 광장 출근길에 잔디를 점검하는 일이 일정이 돼버렸다.

박 소장은 지난 9월 언젠가는 지름 20㎝, 깊이 20㎝쯤 되는 구덩이가 파졌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직원들로부터 들은 ‘원인 분석’은 흥미진진했다.‘연인끼리 다투다가 화를 못이긴 남성(구덩이가 파인 흔적으로 미뤄볼 때)이 구둣발로 짓이겨 버린 상처’라는 것이다.

누군가 가로 30㎝, 세로 40㎝짜리 잔디뗏장을 통째로 뜯어내간 적도 있었다며 “안방이나 거실 조경물로 쓸 작정이었는지 모르지만 별 희한한 일도 다 벌어지지 뭐예요.”라고 툴툴거렸다. 실제로 광장을 돌보는 자원봉사자와 24시간 순찰하는 청원경찰들의 말을 빌리면 승용차를 몰고 광장에 들어온 사례까지 있었다. 시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대형 화분으로 광장을 빙 둘러쳤다.

그는 “혹시 일부 시민들이 ‘서울광장은 서울시청의 소유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심각한 표정을 지은 뒤 손바닥을 탁 치며 “주인 되찾기 운동이라도 벌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서울광장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진짜 주인의식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대학의 주인은 학생, 국회의 주인은 대표자를 내보낸 국민인데 요즘은 거꾸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서울광장에서 집회만 열렸다 하면 잔디가 떼죽음당하는 것도 안쓰러워했다.

서울광장의 주인은 서울시나 시청직원이 아니라 시민들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히면 그런 일은 사라질 게 틀림없다고 혀를 찼다.

2000년 9월∼2002년 10월 영국 셰필드대학에서 조경학 박사과정을 밟다가 3년을 못 채워 학위를 포기한 그는 내년 2월 서울시립대에서 남산 소나무림의 생태적 관리방안에 대한 연구논문으로 박사의 꿈을 이룬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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