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강서구 가양동의 ‘허준 박물관’은 주말을 맞아 박물관을 찾아온 어린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3층에 마련된 ‘체험 공간실’에서 만난 김인철(12)군은 “TV 드라마에서 본 허준 선생님처럼 나도 약을 지어보고 싶다.”며 ‘약초 갈기’에 여념이 없었다.
| 7일 강서구 가양동의 허준 박물관을 찾은 한… 7일 강서구 가양동의 허준 박물관을 찾은 한 가족이 3층 허준 기념실에서 허준이 동의보감을 집필하는 모습을 재현한 전시물을 보고 있다. |
●약초 갈기·약봉지 싸기 등 체험코너 다양
지난 3월 문을 연 허준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한의학 전문 박물관인 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데다 약초 갈아보기, 체질 알아보기 등 다양한 체험 코너가 마련돼 있다. 큐레이터 정옥경씨는 “개장한 지 1개월 반밖에 안 됐지만, 주말이면 5000여명이 몰려들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구암 허준 선생이 태어나 동의보감을 집필한 강서구에 허준 박물관이 기획된 것은 지난 1999년. 허준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구암공원과 한국한의학연구소를 연계해 ‘한의학 단지’를 조성해 보자는 취지에서 사업이 시작됐다. 내로라할 문화 시설이 없던 강서구에 주민들이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 시설을 제공하자는 의미도 있었다.
●조선시대 의약 기구·한의원 등 생생히
3층 규모 1725평의 허준 박물관에는 한의학과 관련된 전시 시설과 주민들의 휴게 시설이 들어섰다. 주 전시층인 3층에는 허준 기념실과 약초·한약재 전시실, 의약기구 전시실, 내의원과 한의원의 생활을 복원한 모형실이 있다. 여러 시기, 여러 나라의 동의보감 판본을 볼 수 있으며 동의보감 제작 과정과 당시 한의원의 모습을 생생한 모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약봉지 싸기, 체질 알아보기, 약 갈기, 혈압 및 체지방 측정 등의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어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2층은 여러 가지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로비로, 옥상은 약초 등을 관찰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원으로 조성됐다.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코너는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지난 어린이날에는 초등학생 160여명을 대상으로 퀴즈대회, 한자대회를 열었고, 동의보감 목판본을 직접 탁본해 보는 이벤트와 체지방·스트레스 측정 코너를 선보였다.
●편의시설은 부족한 편
김쾌정 관장은 “단순히 관람만 하는 박물관과 달리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앞으로 주 1∼2회씩 동의보감과 관련된 노인·부인·성인병 강좌와 한방이나 건강을 주제로 한 강좌를 신설해 운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자리잡기에는 주변에 먹고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이 거의 없고, 교통편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이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민 이성도(48)씨는 “주변에 위락시설이 없어 쾌적하게 관람하기에는 좋지만, 먹을거리를 찾으려면 버스를 타고 한참을 나가야 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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