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장애인이 겪는 고충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각자 장애인과 같은 모습을 한 채 거리에 나섰다.
행사에는 나 의장과 오필근 부의장을 비롯, 모두 8명의 의원이 참가했다. 종로구 장애인협회 회원과 자원봉사자, 구의회 사무국 직원 등 50여명도 동참했다.
●휠체어·시각장애인 지팡이 불편 직접 겪어
이날 행사는 오후 2시 김영기 종로구 장애인협회장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에티켓’이라는 주제의 강의로 시작됐다.
강연에서 김 회장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을 깨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실천이 가장 필요하다.”면서 “이것이 생활화되면 장애인에 대한 의식변화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의가 끝난 뒤 의원들은 절반씩 나눠 휠체어에 오르거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잡았다. 체험은 구청을 출발해 정보통신부·교보빌딩을 지난 뒤 횡단보도를 건너 세종문화회관·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이르는 약 2㎞ 거리 구간에서 진행됐다.
●인도 턱 높고 보행신호 짧은 편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평소 휠체어와 점자블록, 지팡이 등을 사용한 경험이 없는 의원들은 출발 때부터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거나 진행을 하지 못해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맹인 체험에 먼저 도전한 심재환(평창동) 재무건설위원장은 “자원봉사자들이 요철로 된 점자 블록을 자세히 설명해줬지만 안대로 눈을 가린 채 한 걸음 내딛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휠체어를 타고 교보빌딩 앞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차도와 인도가 맞닿는 부분의 턱이 너무 높아 자칫하면 뒤로 넘어갈 뻔했다.”고 덧붙였다.
휠체어에 오른 나 의장(종로 1∼4가동)은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에는 인도가 좁거나 아예 없어 휠체어를 탄 채 지나다니기가 매우 어려웠다.”며 “장애인들이 보다 안전하게 골목길과 이면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교보빌딩 앞 건널목을 건널 때는 “횡단보도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보행 신호의 길이가 다소 짧다고 느꼈다.”며 느낌을 설명했다.
김복동(종로 5·6가동) 의원은 지하철 역사 내에서의 불편을 지적했다. 그는 “규정에 따라 편의시설을 잘 구비했지만 단 1∼2㎝ 높이의 장애물만 있어도 휠체어를 타고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웠다.”면서 “규정에 따라 시설물을 설치했더라도 지속적으로 장애인들의 불편도를 조사, 시설물 관리를 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려 미흡한 부분 지속적 개선 노력
장애 체험을 마친 의원들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법규에 맞춰 설치된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했지만 다소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나 의장은 “종로 지역은 세계적 도시인 서울의 얼굴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만큼 장애인 시설에 대해 부족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종로구의회가 나서서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전국적 실태를 파악해 의정활동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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