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는 7일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에 적절치 못한 사람들과 골프를 친 것은 잘못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주말 골프 일정을 취소하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몇몇 부처는 간부회의에서 골프 문제에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지만, 골프를 즐기는 국·실장급 사이에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는 찾기 어려웠다.
정부과천청사의 사회부처 A국장은 “총리의 골프파문은 골프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철도파업 등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사람들과 어울렸기 때문”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잡혀 있는 일정까지 취소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 B국장도 “총리 골프파동으로 ‘부킹’을 취소한 공무원은 주위에 아직 없다.”면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자기 돈 내고 치면 문제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청렴위의 강령에도 직무관련성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로부터 접대골프를 받지 말라고 했지, 내 돈 내고 치는 골프까지 금지하는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제부처 C국장은 “골프강령의 ‘직무관련성 있는 접대골프 금지조항’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결국 공무원 개인의 자율과 자기관리에 달린 문제이지, 문서상 제재조항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그 기업체에 뭐가 문제가 있는지 공무원들이 다 알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그런 상태에서 친구가 골프 피 내고 넌지시 민원을 흘리는 걸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부중앙청사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한 간부는 “직무관련성 골프에 대한 조사가 갑자기 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조사 주체가 총리실 소속 조사심의관인데 총리가 구설에 오른 마당에 조사가 이뤄지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감사원이나 다른 사정기관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보인다면 몇달 동안은 엎드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골프를 즐기지 않는 공무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잊어버릴 만하면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대전청사의 E국장은 “골프에 대한 매력은 잘 모르겠지만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가 그 중차대한 시점에 부산까지 내려가 골프를 쳤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언론이나 주변의 평가와 별개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천청사의 경제부처 K과장은 “툭하면 골프가 대중 스포츠라고들 하는 데 속내를 들여다 보면 아직도 귀족 스포츠”라면서 “골프장 회원권이 평균 1억 5000만원 이상이고, 한번 라운딩하려면 그린피 20만∼30만원이 기본이라는데 공무원이 매주 자기 돈 내고 골프를 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유진상 박은호기자 jsr@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