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외면 당했던 반상회에 주민들의 발걸음이 다시 몰리고 있다. 반상회가 ‘문학 창작반’으로 탈바꿈하고, 인터넷 공간으로 확장하는 등 변신에 성공한 덕분이다.
또한 실내가 아닌 골목길이나 동네 동산에서 모임을 가지며 주민들과의 친숙한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각 자치단체 별로 자율 운영되고 있는 반상회에 대한 우수사례집 ‘행복한 마을’을 발간, 배포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사례집은 ▲아파트 공동체를 꿈꾸며 ▲이제는 반상회도 맞춤 경영 ▲참여와 아이디어로 반상회 혁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온라인 반상회 등 4개 분야 22개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천 계양구 계산 4동 10통 1반 반상회. 주민들이 좋은 글을 접하고 나누는 새로운 만남의 장으로 반상회가 운영되고 있다. 계산동 반상회가 ‘이웃과 함께 하는 독서와 창작 모임’으로 탈바꿈한 것은 지난 2000년. 당시 이곳 통장이던 김형옥씨가 부드러운 분위기의 반상회를 열기 위해 참여 주민들에게 시를 읽어준 게 계기가 됐다. 다양한 문예 활동으로 실력을 다진 계산동 반상회는 새로 전입하는 주민들에게 ‘전입 축하의 글’과 함께 창작 작품집을 선물로 건네고 있다.
반상회는 인터넷 공간에도 파고 들고 있다. 부산 영도구는 지난 1월 구 홈페이지에 ‘e-편한 반상회’ 코너를 신설했다. 반상회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에게 반상회 소식과 건의 사항 등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 코너에서는 매월 20일 반상회의 주 의제와 구정 홍보자료 등이 게재된다. 생활불편 등 건의 사항도 접수할 수 있다.
반상회 장소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구 남구 대명11동은 골목길 반상회를 개최, 지저분한 주택가와 이면도로를 주민들이 직접 청소한다.
또 강원 강릉시 포남 2동은 인근 동산에서 새벽에 반상회를 가지면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마을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