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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덕의 서울야화] (18)명동 모나리자 다방 낭만이 그리울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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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9월은 가을입니다. 가을은 또 커피 향기가 그리운 계절이고요.

약 40년전 얘깁니다만, 그 무렵 서울 시내의 다방은 약 1200개 정도였습니다. 당시 서울의 인구가 약 350만명이었고요.

우리 서울에 근대적인 다방이 처음으로 등장한 게 1923년쯤입니다. 가장 먼저 명동에 생겨난 다방이 일본 말로 ‘후다미 다방’, 그 뒤를 이어서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먼저 문을 연 다방은 관훈동 입구 3층 벽돌집 아래층에 자리 잡았던 ‘카카듀 다방’이었습니다. 이 ‘카카듀 다방’의 주인은 당시 영화감독으로 이름 날리던 이경손씨입니다. 영화감독도 하고 소설도 쓰고 재주가 많았던 인물인데요, 그 왜 이수일과 심순애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한몽’이란 영화 아시죠.

“대동강변 부벽루를 산보하는

이수일과 심순애 양인이로다.

악수논정 하는 것도 오늘뿐이요.

보보행진하는 것도 오늘뿐이다.”

이 ‘장한몽’이 바로 이경손 감독 작품입니다.

서울 시내에 그 많고 많았던 다방 중에 시인 ‘장수철’의 시에도 등장하는 ‘모나리자 다방’.

“명동 거리에 지금 막 네온사인의 꽃이 폈다.

그 찬란한 조명을 받으면서 몇 해 만인가 옛 애인을 찾아가듯 가슴 설레이며 들어선다.”

명동에 드나들었던 문화인들의 휴식처 ‘모나리자 다방’에 대한 그리움을 이렇게 시로 읊었습니다.

“안주도 없는 술에 취했으면서도

길을 잃지 않고 돌아오곤 하던

고향의 품 같던 모나리자 다방

따스한 정들이 오갔던 곳.”

명동 전성기 시절엔 이 ‘모나리자 다방’이 낭만 일번지. 서울의 문화인들 총 집합소였던 겁니다.

광복과 6·25,9·28 수복까지 클래식 음악과 함께 명동을 지켜 왔던 진한 커피향기. 늘 조용한 미소의 그 ‘모나리자 다방’ 홍 마담.

단골손님들 명단엔 언론인 심연섭, 코주부 만화가 김용환, 소설가 박계주, 시인 박인환, 조지훈…. 이런 이름들이 올라 있었죠. 서울의 문화인들에게 그토록 사랑을 받아왔던 ‘모나리자 다방’ 홍 마담도 명동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명동거리 한구석엔 아직도 이 가을의 진한 커피향기처럼 오래오래도록 이런 추억들이 남아 있기에 그래서 더 아름다운 명동거리인 겁니다.
2006-8-31 0:0: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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