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의 고장’인 충북 영동군이 가로수 감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행인들이 감나무 가로수에서 노랗게 익어가는 감을 몰래 따가는 일이 잦아서다.
3일 군에 따르면 김모(45·영동읍)씨가 최근 영동읍 영동천 변에 심어진 감나무 가로수에서 감 300여개(30만원어치)를 몰래 땄다가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달 중순에도 이모(47), 김모(46·경북 김천시)씨가 영동군내 도로변 감나무 밭에서 감을 털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등 도둑이 판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감 가격이 크게 오르자 경비가 심하지 않은 가로수 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감도둑이 설치니까 한적한 곳에 있는 가로수 감을 주민들이 서둘러 수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에서도 ‘감을 따지 말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직원들이 2인1조로 자정까지 야간순찰을 돌고 있다.
영동군 11개 읍·면에 가로수로 심어진 감나무는 6800그루. 전체 가로수 1만여그루의 70%에 가깝다.
30여년 전부터 감나무 가로수를 심어온 군에서는 인근 주민이 2∼5그루씩 직접 가꾸고 수확해 이웃들과 나눠먹거나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품종은 전부 곶감용에 쓰이는 ‘둥시’다.
군 관계자는 “요즘에도 감나무 1000여그루를 가로수로 심고 있지만 가을마다 감 절도사건이 잇따라 관리가 무척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영동 이천열기자
sk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