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서 서울 신림동과 노량진 학원가에 인수·합병(M&A)바람이 거센 가운데 1년 만에 등을 돌리는 실패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동시에 실패를 거울삼은 대규모 외부 자본의 진출도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행정·외무·사법고시 중심인 신림동 고시촌의 경우 업계 2·3위인 베리타스와 한국법학원이 합병 1년 만인 내년 1월 1일부로 다시 결별한다. 경영권 다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시와 행시에 각각 강한 두 학원이 손을 잡으면서 전체 신림동 시장의 70% 가까이를 장악했었다.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으나 결국은 경영권 문제로 갈라서게 된 것. 베리타스 관계자는 “동업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 사실혼 관계를 청산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림동 학원시장은 다시 한림법학원을 포함한 3강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신림동 고시촌은 지난해 시장 규모가 줄어들면서 경영난으로 몇개 학원들이 문을 닫으면서 1차 교통정리가 된 바 있다.
7·9급 공무원 시험, 임용고시의 메카인 노량진 학원가의 이합집산은 더욱 활발하다. 업계에서는 이 일대의 시장규모를 최대 7000억원까지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800억원 규모의 수능전문업체 메가스터디가 임용고시 전문학원인 희소학원과 손을 잡았다가 최근 결별했다.
당시 메가스터디의 노량진 진출은 업계에 큰 화제를 몰고오면서 주변 학원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노하우가 적었던 탓에 크게 재미를 못보고 1년만에 독자노선을 걷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결별의 이유는 밝히고 싶지 않다.”며 답을 회피했다. 메가스터디는 독자브랜드를 살려 7·9급, 경찰행정직 등 일반 공무원 시험학원으로, 희소학원은 임용시험 학원으로 남게 됐다.
대규모 외부 자본의 진출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메가스터디에 이어 올 9월에는 학습지전문업체인 웅진싱크빅이 한교고시학원을 인수하면서 노량진 학원가가 또한번 크게 술렁댔다. 한교고시학원은 노량진에서만 3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오면서 학원을 4개를 운영하고 있는 업계 2위의 터줏대감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외부 자본이 업계 2위를 건드린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대교, 시사영어사, 와이비엠, 크레듀 등도 계속해서 고시학원 시장에 입질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부 자본 유입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인구감소 등 아동 교육시장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고 보고 성인교육시장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학원들간의 전략적 M&A는 보다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거대자본만으로는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게 학원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강사 관리 등의 노하우까지 터득하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메가스터디의 경우도 기존 학원을 기반으로 노하우를 배우려다가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6-12-8 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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