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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34>노숙자 왜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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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터줏대감 거리로 나앉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제 맘대로 사는 ‘자유인’이 있다. 우리에 있고 싶으면 있고, 나가고 싶으면 산과 들로 날아간다. 텃새인 왜가리 이야기다. 녀석들은 20년 넘게 동물원에 살고 있지만 동물원 공식 식구는 아니다.341종 2944마리로 정리된 동물원 주민등록에는 녀석들의 기록이 없다.

사자 우리까지 멋대로 드나든 간큰 왜가리

왜가리가 서울대공원을 처음 찾은 것은 동물원 개원 후 3년이 지난 1987년쯤이다. 당시 수십 마리 정도가 큰물새장 지붕에 둥지를 틀었다. 큰물새장 지붕은 높이 30m, 넓이 3000여평. 새들이 둥지를 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또 낚시 등이 금지된 대공원 앞 호수는 먹잇감도 풍부했다. 이런 입지조건이 입소문이 났는지 녀석들의 수는 점차 늘었다.

현재 800마리 정도로 추산되는 녀석들은 거칠 것이 없다. 백수의 왕인 사자 우리부터 코끼리, 하마 우리까지 내키는 대로 들어간다. 특히 왜가리들이 즐겨 드나드는 곳은 해양관. 먹이로 생선종류가 나오기 때문인데 늙은 북극곰이 번번이 먹이를 빼앗긴다. 식욕도 떨어지고 나이 들어 먹는 속도도 느린 북극곰의 생리에 빤한 왜가리들은 마치 제 것인 양 곰의 생선을 낚아채 간다.

하지만 2005년부터 큰물새장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새장 안 다른 새들이 이유 없이 죽어갔다. 동물원측은 “심할 땐 하루 10마리씩 픽픽 죽어 나가는데 다음날 문을 열어 보기가 무서울 정도였다.”고 밝혔다.

큰물새장의 안과 밖은 철저히 봉쇄돼 있다. 왜가리들이 안으로 접근할 수 없어 먹이 다툼이 일어났을 리도, 다른 새들과 싸움이 일어났을 리도 없는 상황이었다. 먹이 조사도 해봤지만 독극물 등 오염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스터리는 죽은 새들을 부검하자 풀렸다. 오염된 식수가 문제였다.

얹혀사는 주제에 오염 근원이었네

지붕 위에 사는 왜가리의 수가 늘면서 새장 안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똥이 떨어져 새장 안 물을 오염시켰다는 것이다. 영문도 모르고 이 물을 마신 새들이 병에 걸려 죽은 것으로 판명됐다.

고민 끝에 동물원은 왜가리 둥지의 강제철거를 결정했다. 철거는 지난해 가을과 올봄 두 차례 진행됐다. 큰물새장 천장에는 소리를 울려 왜가리들을 쫓아낼 수 있게 고안된 큰 방울을 달았다. 그후 물새들의 괴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모의원 복지과장은 “같은 자리에서 20년을 산 왜가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다른 새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면서 “다행히도 왜가리들이 동물원 옆 소나무 숲으로 옮겨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7-7-5 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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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