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주교관과 쌍둥이 건물
용산구 원효로 4가에는 옛 용산신학교 교사와 원효로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붉은 벽돌과 진회색 벽돌을 쌓아 올린 외벽과 아치형 창문에서 고풍스러운 멋과 연륜이 묻어나는 건물이다.도심에 있었다면 명소로 대접받았을 이 건물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가톨릭 신도나 학생들이 순례나 답사차 오갈 뿐 일반인의 발길은 뜸하다.
하지만 이 교사(校舍)와 성당은 가톨릭 교회사에서뿐 아니라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건물이다.1977년엔 사적 355호로 지정됐다.
용산신학교 건물은 프랑스 신부인 코스트의 설계로 현 용산우체국 근처에 있던 벽돌가마에서 만든 벽돌로 1892년 6월 지었다.
용산신학교 건물을 보노라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바로 명동성당 주교관이다. 벽돌색과 아치형 창문 등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두 건물이 닮은 것은 둘다 코스트 신부가 설계했기 때문이다.
학교 건물은 쓰임새가 많이 바뀌었다. 신학교로 쓰이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빈 건물로 남아 있기도 했고,1947년에는 혜화동에서 문을 연 성신대학으로 용산신학교가 옮겨갔다. 지금은 성심여자수도회와 성심학원이 관리를 맡고 있으며 수녀원으로 쓰인다.
지금은 그 사이에 건물이 들어서고 한강 둔치가 생기면서 한강과 멀어졌지만 과거에는 이 건물에서 한강은 지척이었다.
문제는 지은지 114년이 돼 가면서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용산구는 국비와 시비, 구비 등 14억 2500만원을 지원, 건물의 보수와 유지를 돕고 있다.
용산신학교와 원효로성당을 관람하려면 성심수녀원(02-714-4936)에 미리 예약하면 된다. 당일 오전 예약 후 오후 관람도 가능하다. 관람료는 없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7-9-4 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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