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보유재산이 19억 3000만원에서 20억 2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세계은행에서 받은 퇴직금을 달러로 보유한 덕에 환율 급등으로 5000만원의 환차익을 얻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차녀 결혼으로 신고자 수가 줄면서 보유재산이 35억 4000만원에서 31억 9000만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금감원장 취임 과정에서 주식 15억 7000만원어치를 매각해 주가 하락에 따른 보유자산의 가치 폭락을 막았다.
‘위기 땐 현금이 최고’라는 속설을 따랐던 금융기관 수장들도 눈에 띈다. 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는 예금 이자 수입이 늘면서 재산이 전년보다 1억 2998만원 증가한 27억 2622만원, 허용석 관세청장은 급여 저축 등으로 예금을 늘려 1년새 재산을 5829만원 불렸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이수화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각각 주식을 처분한 뒤 예금으로 갈아타 재산을 불렸다. 최 회장은 3억 2800만원 증가한 11억 1299만원, 이 사장은 5억 6000만원 늘어난 24억 4000만원을 신고했다.
반면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는 등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공직자들도 적지 않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대표적이다. 수익증권 손실 등으로 5060만원이 줄어든 17억 451만원을 신고했다. 한은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이 20~30%가량 감소한 데다 예금상품을 일부 해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적극 추진했던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갖고 있던 리먼브러더스 주식이 회사의 파산과 함께 휴지조각이 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리먼 주식 가액을 ‘0’원으로 신고하는 등 1년간 재산이 5억 2000만원 급감했다. 그래도 민 행장의 재산은 금융공기업 기관장 중 가장 많은 51억 5022만원이다.
또 금융위기의 여파는 경제 정책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고위직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허경욱 1차관(재산 총액 7억 302만원), 이용걸 2차관(38억 5715만원), 이수원 재정업무관리관(11억 9000만원), 윤영선 세제실장(14억 7583만원), 국세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허병익 국세청 차장(20억 8203만원) 등은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가까이 재산이 감소했다. 재정부에서 재산이 증가한 고위직은 노대래 차관보(13억 2260만원), 김대기 통계청장(15억 3967만원) 정도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9-3-28 0:0:0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