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행정안전부가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의 문제를 공통 출제하고, 시험도 같은 날 진행되면서 이른바 ‘대박’지역과 ‘쪽박’지역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예년에는 지역별로 합격선 차이가 많이 나도 문제 난이도가 서로 달랐기 때문에 ‘대박’과 ‘쪽박’을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합격선이 다른 곳에 비해 크게 낮아 비교적 저득점을 한 수험생도 합격한 지역과, 예상보다 높은 합격선을 기록해 고득점 수험생을 울렸던 지역을 알아봤다.
●파주 세무직·시흥 도시계획직 웃고
이번 지방직 채용시험에서 수험생들에게 가장 회자된 지역은 경기 파주 세무직(9급)이다. 최종 1명을 선발하는 파주 세무직 필기시험의 합격선은 70점이었다. 시흥이나 여주 등 다른 경기 지역의 합격선이 79~85점으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10점이나 낮은 것. 파주의 응시율은 62.2%(74명 중 46명)로 시흥(56.5%) 등에 비해 높았지만, 합격선은 오히려 낮았다.
파주 세무직은 함께 진행된 장애인 구분모집 합격선(78점)보다도 낮은 기현상을 보였다. 통상 장애인 구분모집은 응시인원이 적기 때문에 일반 모집보다 낮게 합격선이 형성된다.
대전 녹지직(9급) 합격자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낮은 점수로 합격해 수험생들의 부러움을 샀다. 대전 녹지직 합격선은 58점으로 울산 녹지직(92점) 등과 큰 차이를 보였다. 대전 녹지직의 합격선이 낮은 이유는 상당수 수험생이 시험을 포기하고 같은 날 치러졌던 산림청 특채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명을 뽑는 대전 녹지직은 40명이 원서를 냈으나 막상 시험을 보러 온 수험생은 8명(20%)에 그쳤다.
이 밖에 경기 시흥 도시계획직(61점)과 인천 강화 화공직(55.5점), 경북 고령 농업직(66점) 등도 합격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았다.
●안양 일반행정직·광주 사회복지직 울고
최종 1명 선발에 58명이 시험을 치른 울산 환경연구직은 합격선이 무려 96.33점으로 나타났다. 필기시험 합격자도 2명이 나왔다. 보통 1명을 뽑는 직렬은 필기시험에서 1명을 뽑아 면접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들은 96점이 넘는 점수를 맞고도 1명은 면접에서 떨어져야 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경기는 대부분 직렬이 다른 지역에 비해 합격선이 높았다. 특히 일반행정직의 경우 시·군 단위로 모집이 진행됐지만, 수원 등 22개 전 지역이 85점 이상의 합격선을 기록했다. 웬만한 광역시나 도와 비슷하거나 높은 것이다. 안양 일반행정직 합격선은 90점으로, 원서 접수 시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률(170.8대1)을 보였던 광주(89점)보다 높았다.
광주 사회복지직 합격선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높게 나타났다. 대전과 부산 등은 70점대 후반에서 합격선이 형성됐지만, 광주는 88점을 기록했다.
이지은 고시스파 과장은 “지방직 시험은 모집인원과 경쟁률에 따라 합격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어느 정도 ‘운’도 따라야 한다.”며 “일반행정직보다는 응시인원이 적은 세부직렬에서 상대적으로 시험준비가 덜 된 수험생이 합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09-6-25 0: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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