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농협개혁 내용
“전국 각지에 있는 농협이 힘이 센지, 내가 힘이 센지 모르겠다.”(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농민은 다 죽어가는데 정치한다고 왔다갔다하고 이권에나 개입하고 있다.”(2008년 이명박 대통령)●직선회장 3명 모두 비리 연루
2008년 말 이명박 대통령은 “농민을 위해 일해야 할 농협이 금융사업에서 몇조원씩 벌어 사고나 친다.”고 비난했다. 이른바 3단계(지배구조 개선-사업구조 개선-경제사업 활성화) 개혁의 시작이다.
●지배구조·사업구조·경제사업 활성화
개혁의 첫 라운드는 지난해 6월 공포된 농협법 개정안으로 일단락됐다. 뼈대는 중앙회장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이다. 4년 임기를 유지하되 연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선출도 총회에서 직접 뽑던 방식에서 대의원들의 간선제로 바꿨다. 선거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비용과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다. 중앙회 임원에 대한 인사추천권은 회장 손을 떠났다. 대신 이사회에 인사추천위원회를 신설해 각종 인사를 결정하도록 했다.
2단계는 현재 진행중인 ‘신(신용)·경(경제) 분리’, 즉 사업구조 개편이다. 전선이 다층적인 탓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금융위원회의 의견이 엇갈렸다. 농식품부와 농협 역시 첨예하게 맞섰다. 농협 내부에서도 중앙회와 조합의 이해가 엇갈렸다. 농민단체들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밥그릇을 걱정하는 보험업계도 저지에 나섰다.
진통 끝에 지난해 10월 농식품부가 입법예고안을 내놓았다. 농협보험을 설립하되 방카슈랑스 룰 적용을 10년 유예하기로 했다. 회원조합에는 금융대리점이 아닌 일반 보험대리점 지위를 부여해 방카슈랑스 룰 적용을 배제했다.
●방카슈랑스룰 유예기간 대립
하지만 보험업계가 “지나친 특혜”라며 들고 일어섰다. 부처간 이견이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관회의(12월3일)는 농협보험 부분을 빼놓고 법안을 처리했다. 농협보험 설립이 백지화됐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12월15일 국무회의에서 방카슈랑스 룰을 5년 유예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대신 농협은행은 물론 회원조합에도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입법예고일 현재 판매 중인 공제상품에 상응하는 상품만 팔 수 있도록 했다. 농협이 공제사업에서 보험업으로 전환하면서 새로 진출할 수 있게 된 자동차보험, 변액보험 등은 앞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고, 퇴직연금보험은 5년이 지나고서 팔 수 있도록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4-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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