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101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간부(약 1만 4200명)에 한해 올해까지 성과 연봉제를 도입하는 ‘공공기관 성과 연봉제 권고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임해종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공기업·준정부기관 중 90% 정도가 운영 중인 형식적 연봉제가 실질적인 제도로 전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고안은 총연봉 대비 성과연봉 비중을 20~30%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최고·최저 등급 간 성과연봉이 2배 이상 차이 나도록 했다. 현재 정부안에 맞는 제도를 시행하거나 갖춘 기관은 석유공사와 국립공원관리공단뿐. 나머지는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차이가 10% 미만이다.
정부는 1년여 동안 ‘공공기관 선진화’의 틀 아래 성과 연봉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 왔다. ‘무늬만 연봉제’로는 철밥통 체질을 바꿀 수 없어서 전면 도입을 통해 체질 개선의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지난해 10월 공운위에서 연봉제 표준모델을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실패했다. 이후에도 노조의 반발은 물론 세종시와 4대강 등 이슈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골칫거리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기약 없이 미뤄졌다.
정부가 이번에 전면 도입 대신 간부직에 우선 적용하기로 한 까닭은 비(非)간부직급에 비해 그나마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갖춰져 있다는 실무적인 요인과 함께 ‘단협’을 거치지 않고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오재인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도기를 거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전면 도입하면 거부반응이 커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현광운 민주노총 공공 운수노조 준비위 정책팀장은 “간부 연봉제는 기관장 평가를 간부급까지 확대하는 효과를 내 과도한 실적 경쟁이 일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7-01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