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10일 “재외동포들은 한국 국적 소유자는 물론 외국 시민권자(국적자)라 해도 내국인 줄에 서서 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다”며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이 방침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시행 중인 방침이란 정부가 지난해 7월1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심사장 앞에 “재외동포들도 내국민 출입국 심사대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입간판을 세운 뒤 모든 재외동포들에 대해 내국인에 준한 입국 심사를 받도록 한 것을 말한다.
이는 당시 한승수 총리가 남문기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 등의 건의를 적극 수용한 데 따른 것으로,법무부는 이후 인천공항 입국 심사대에 6개의 안내 입간판까지 세웠다.
재외동포들은 이전까지는 인천공항 등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내국인 심사 줄이 비어 있어도 외국인 줄에 서서 몇십 분씩 기다려야 했다.
그러다 정부가 어느 나라 시민권자를 막론하고 재외 한인들을 내국인처럼 대우하기 시작하자 재외동포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그런데 남 미주총련회장은 최근 “작년 이맘때 인천공항에서 입국수속을 할 때 해외동포들도 한국인 줄에서 설 수 있어서 아주 좋았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옛날 체제로 돌아갔다”면서 “왜 이렇게 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재외동포의 입국 심사 때 내국인 대우를 하는 방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거듭 밝히면서 “다만 현장에서 오해가 있을 수는 있다”며 해명했다.
즉 외국 여권을 갖고 있고 우리말을 잘 못하는 재외동포의 경우 입국심사 요원이 그를 순수 외국인으로 보고 외국인 줄에 세웠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캐나다 시민권자인 재외동포 A씨의 말은 조금 다르다.
그는 “영주권을 갖고 있을 때는 내국인 대우를 받았지만 4년 전 시민권을 취득한 뒤부터는 입국 때나 출국 때 많이 불편해졌다”고 말했다.미국이나 캐나다,일본 국적을 취득한 경우에는 대부분 외국인으로 취급받는다는 것이다.
A씨는 “정부 방침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발급하는 ‘재외동포국내거소증’이 없으면 입국심사 때 여전히 외국인으로 대우받는다”며 “내국인 줄에 서 있다 심사를 받고 통과할 때도 ‘다음에는 저쪽 줄에 서 주세요’라는 말을 듣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외동포들은 한국에 와 재외국민으로 등록한 뒤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거소증을 받아 두지 않으면 출국 때도 불편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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