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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의 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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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통해 마음 읽어 국제무대 ‘심리전’…악수 세게 안해 정치인들과는 대조적

외교관들은 악수를 많이 하는 편일까, 적게 하는 편일까.

얼핏 생각하면 외국인을 자주 상대하는 직업 특성상 악수를 즐길 것 같다. 그런데 기자가 개인적으로 접한 한국 외교관들은 별로 그렇지 않다. 특히 김성환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은 장관 치고는 악수에 인색한 편이다. 그는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한국식’ 인사법을 선호한다. 악수를 즐겼던 전임 유명환 장관과 대조적이다.

왜 악수에 인색할까.

좋게 보면 비(非)정치적이라 그럴 수 있다. 정치인들에게는 악수가 숨쉬는 것만큼 자연스럽다. 남성 정치인이건 여성 정치인이건 인사는 손을 내미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법관 출신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정치권에 입문했을 때 악수를 잘 청하지 않아 거만해 보인다는 구설에 올랐다. 그 후로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지금은 앞 사람과 대화하면서 손은 옆 사람에게 뻗을 정도로 능란하다. ‘악수의 달인’은 무소속 이인제 의원이다. 그는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걸어가는 도중에 마주치는 사람에겐 무조건 두 손을 내민다.

위생관념 때문에 악수에 소극적이란 분석도 있다. 이 사람 저 사람 손을 잡다 보면 아무래도 병균이 옮을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가 많은 외교관들은 본인을 위해서, 또 상대방을 위해 악수를 삼갈 수도 있다. 과거 동교동계의 맏형 권노갑씨는 유세가 끝나면 꼭 화장실에 들러 손을 씻는 버릇이 있었다.


단순히 악수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즐기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정치인 말고 일반인에게 악수는 그리 남발되는 인사법이 아니다. 아무리 외교관이라도 어려서 몸에 밴 습관을 성인이 됐다고 교정하기는 쉽지 않을 법하다. 유명환 전 장관도 인사법을 고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과 친근하게 포옹하는 인사를 하려고 매번 ‘결심’하지만 막상 만나면 악수 정도로 끝난다는 것이다.

외교관들은 악수를 하더라도 손을 꽉 쥐지 않는 편이다. 손이 아플 정도로 세게 움켜쥐는 정치인들과 다르다. 한 국회의원은 2일 “정치인들은 악수만 해 봐도 유권자가 자기를 찍을지 안 찍을지 직감적으로 안다.”고 했다. 손을 통해 상대방 심중의 정보가 들어온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국익을 놓고 국제무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외교관에게 악수는 단순히 손을 잡는 행위 이상일 수도 있다. 악수도 외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10-11-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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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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