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시에서 총 288억원 필요” 답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인접 도시 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지자체 이기주의’라는 암초를 만나 삐걱거리고 있다. 인접 도시들이 경기장 제공엔 선뜻 응했지만 ‘아니면 말고’ 식으로 과다한 경기장 개·보수 비용을 요구하고 있어서다.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1조 5561억원을 들여 주경기장 등 8개 경기장을 신설하는 한편 서울·고양·부천·성남·안산 등 인접한 8개 도시 17개 경기장을 활용하기로 지자체들과 합의했다.
인천시는 이들 경기장을 새로 단장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기로 하고 인접 도시들에 소요비용을 물은 결과 모두 288억원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 비용을 41억 2200만원으로 추산한 인천시로서는 황당한 대목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경기장을 빌려 쓰기로 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목동야구장의 경우 인천시는 개·보수 비용으로 1억 3000만원을 계상했지만 서울시는 무려 168억원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성남시 역시 7억원을 예상한 인천시보다 3배나 많은 21억원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인접 도시들이 스스로 부담해야 할 개·보수 비용까지 요구액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89년에 개장된 목동야구장의 경우 노후화가 심해 이미 지난해부터 보수 및 일부 시설 신축작업에 들어가 50% 이상 공사가 진행됐는데 이 모든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인천시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접 도시들도 자신들이 요구한 개·보수 비용에 허수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 협상이 난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접 도시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아시안게임 개최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2-03-3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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