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최고 오명 씻자” 75세·저소득층 등 대상
충남도가 2년 연속 전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나자 노인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우울증 검사에 나섰다. 통상 노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어촌이 도시보다 자살률이 다소 높기는 하지만 농어촌 중에서도 충남이 특히 높은 비율을 보이자 자살예방 정책과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서둘러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도는 올해 말까지 일선 시·군과 함께 1억 9200만원을 들여 만 75세(1937년생) 노인과 65세 이상 독거·저소득 노인 9만 3151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검사’를 실시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는 충남의 65세 이상 노인 30만 7000여명의 30%가 넘는 수치다.
장동화 도 주무관은 “자치단체 단독으로 이처럼 대규모로 노인 우울증을 검사하기는 국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면서 “만 75세를 선택한 것은 이 나이가 넘어가면 삶의 의욕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충남 예산군과 청양군의 자살률은 각각 74.9명과 70.9명으로 전국 평균 31.2명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장 주무관은 “참으면서 속앓이를 잘하고, 자식에게 신세지기 싫어하는 충청도 사람의 기질이 자살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충북지역도 자살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는 먼저 보건지소·보건진료소 직원을 동원, 대상 노인들의 거주지를 일일이 방문해 생활만족도, 활동 및 흥미, 미래 전망, 정신상태, 행복지수, 우울감 여부 등 15개 우울증 항목을 면접 조사한다. 방문간호사가 마을 경로당을 순회하며 검사하기도 한다. 항목당 1점씩으로 10점이 넘으면 우울증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또 도내 15개 시·군별로 전문 조사원을 선발, 노인 9600명을 골라 우울증 검사도 실시한다. 이 검사는 연령·성별·종교 등 일반사항, 자녀·동거인 등 가족사항, 질병·음주 등 건강사항, 모임·여가·사회활동, 교류 및 친분관계·경험 등 심리사항 등 총 5개 분야 24개 항목으로 자살률이 높은 이유와 우울증 원인 분석자료로 쓰인다.
도는 고위험군 노인에 대해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병행하고, 우울증으로 확진되면 치료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매달 1인당 3만원씩을 지원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2-07-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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