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국장 따라 계단 올랐다 男사무관 혼쭐난 까닭은
김깍듯 사무관은 ○○부 최초의 여성국장인 이깐깐 국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 매너 좋기로 소문난 김 사무관이지만 이 국장을 모실 때는 늘 진땀을 흘린다. 이날도 된통 혼쭐이 났다. 김 사무관의 표현 및 행동 중 어떤 것이 잘못됐을까.① “이 국장님, 장관님실에서 급히 찾으십니다.”
② 엘리베이터 탈 때 이 국장을 내리기 편한 출입문 옆쪽으로 안내했다.
③ 택시 뒷좌석에 함께 타면서 이 국장에 앞서 김 사무관이 먼저 올라탔다.
④ 회식장소인 2층 식당 계단을 오르며 이 국장을 앞장서게 하며 김 사무관은 두세 걸음 뒤따랐다.
행정안전부가 김 사무관과 100만 공무원을 위해 직장 내 예절의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으로 나섰다. 행안부는 28일 ‘공직자가 꼭 알아야 할 직장예절’이라는 작은 책자를 펴냈다. 사무실 안에서 상사, 동료와 함께 일할 때, 회의와 행사 의전을 챙겨야 할 때, 자동차나 승강기 등을 함께 탈 때 등 업무에 필요한 예절은 물론 결혼이나 문병, 조문 등 경조사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애매한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또 외국 출장이나 외국 손님을 맞이할 때 문화권별로 서로 다른 인사법까지 망라돼 있다.
애초 행안부 선진화담당관실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파일을 행안부 내부 게시판에 올렸는데, 직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자 아예 전문가의 자문과 꼼꼼한 토론을 거친 뒤 책자 형태로 제작하게 된 것이다. 정종제 행안부 행정선진화기획관은 “작은 배려와 상호 존중이 넘치는 행복한 공직 문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공직자로서 상하·동료 관계는 물론 대외관계에서도 원활하고 매끄럽게 소통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직장예절’은 200여개의 행정기관과 연계하는 정부지식행정시스템(GKMC) 정보지식마당에도 올려 전체 공무원들이 함께 공유하게 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2-10-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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