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동춘2동 일부 통장 요구에 동장 교체
인천 연수구 동춘2동 일부 통장들이 고남석 구청장에게 동장을 교체해 달라고 요구해 관철되자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역풍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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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춘2동은 지난달 초 임기가 다 된 2명의 통장을 재위촉하지 않고 공개 모집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통장의 위촉과 해촉은 동장의 권한이다. 연수구는 2011년 조례에 통장의 임기·연령·연임제한 규정을 만들 때 통장들의 반대에 부딪혀 우여곡절 끝에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조례에는 ‘통장은 만 30세 이상 만 65세 이하로 임기는 2년으로 하되 3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으며 공개 모집으로 한다’고 돼 있다.
하 전 동장은 “통장 2명의 임기가 만료돼 조례에 따라 공개 모집하기로 하고 기존 통장들도 공개 모집에 응모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장들 사이에 기존 통장들을 그만두게 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그동안 하 전 동장과 각종 갈등을 겪어 온 통장 20여명이 지난달 중순 구청장을 면담, 하 동장을 다른 곳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하 전 동장은 이에 대한 반발로 같은 달 19일 동춘2동 통장자율회 회장과 총무, 임기 만료자 등 4명을 해촉했다. 이어 구는 하 전 동장을 다른 곳으로 발령 내는 것으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다.
하지만 동춘2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7개 주민단체는 “통장들의 의견에 찬성할 수 없다”는 역민원을 제기했고, 전체 통장 모임인 연수구통장자율회는 “일부 통장들의 처사가 주민을 위해 봉사해 온 전체 통장들에 대한 매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선 단체장 체제가 정착되면서 동장과 자생단체 또는 통장들의 갈등이 발생했을 때 구청장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하고 구청장이 요구를 수용해 갈등을 봉합하는 관행이 되풀이된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의 세세한 행정은 동장에게 권한이 있는데 소신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동장과 당사자들 간의 대화를 통해 갈등을 치유할 수 있도록 참고 기다려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3-07-04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