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 인근 꽃·나무 심기… 주민·공무원 등 100여명 나서
어른 한 명이 겨우 몸을 누일 정도로 작은 공간, 쪽방이다. 도시 빈민층이 거주한다. 쪽방들이 다닥다닥 붙은 쪽방촌은 서울에 크게 다섯 곳이다.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도 그 가운데 하나다. 고가차도 밑으로 영등포동과 영등포본동 경계에 옹기종기 모인 쪽방촌에는 541개 쪽방에 508가구 615명이 산다. 65세 이상 독거 노인만 117명이다. 기초수급자도 342명이나 된다. 장애인도 많다.
|
지난해 쪽방촌 인근에 조성된 녹지 모습. 영등포구 제공
|
|
영등포 쪽방촌에 꽃이 피어오른다. 영등포구는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꽃과 나무를 심는다고 17일 밝혔다. 쪽방 상담소, 자동차 수입업체와 함께한다.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인에게 재기의 힘과 꿈을 심어 주기 위해 협약을 맺었다. 구는 지난해 말 쪽방촌을 리모델링했지만 주변 제4녹지 등 유휴공간에에는 쓰레기 무단 투기가 이뤄지고 공장 자재들이 적치되는 등 주변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다. 자동차 수입업체는 환경정비 비용 1500만원을 쪽방 상담소에 기부하고 상담소는 꽃과 화분 등 환경 정비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다. 오는 22일부터 월말까지 수입업체 관계자, 쪽방 주민, 노숙인, 공무원 등 100여명이 본격 활동을 펼친다. 제4녹지에 꽃양귀비, 금계국, 더덕, 도라지, 곰취, 참나물 등을 파종해 향기와 꽃이 어우러지는 녹지를 꾸민다. 또 쪽방촌 내 보도를 정비해 화분을 곳곳에 배치한다. 주변에 걸이 화분 50개도 설치한다.
조길형 구청장은 “삶에 지친 쪽방촌 주민과 인근 노숙인들이 새 희망을 찾아 오뚝이처럼 재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4-04-18 2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