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선거에 팔순의 전직 국회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당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광주와 전남지역 지방의회에서 처음 나온 7선 의원의 영예는 영광 가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강필구 후보에게 안겨졌다.
강 씨는 지방의회가 개원한 1991년 의사당 문턱을 밟은 뒤 내리 7번 당선된 셈이다.
모두 9명이 출마한 가운데 4명을 뽑는 가선거구에서 강 씨는 16.87%의 득표율로 당당히 1위로 당선됐다.
강 씨는 최다선이라는 화려한 경력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이력이 적지 않지만, 평소 갈고닦은 지역구 관리 등에 힘입어 무난히 배지를 달았다.
강 씨는 기초의원 중 누적 체납액 전국 1위(5억9천만원), 폭행치사 등 전과 5건 등 부끄러운 이력을 후보등록 당시 공개했었다.
전국적으로 7선 도전은 3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강 씨를 포함해 2명이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아빠 지역구, 딸이 되찾았어요”…광주 첫 부녀 의원
광역의원을 지낸 아버지의 지역구에서 딸이 기초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져 광주지역 첫 ‘부녀 지방의원’이 탄생했다.
새정치연합 후보로 광주 동구 가선거구에 출마한 조승민(36.여)씨는 3명 정수 중 21.72%의 득표율로 당당히 1위로 당선됐다.
조 씨는 1·2대 광주시의원을 지낸 조수웅씨의 딸이다.
전국적으로도 ‘부자 지방의원’은 종종 있었으나 부녀 지방의원은 드물다.
조 씨는 광주 동구자원봉사센터 기획홍보팀장, 광주 동구생활체육회 직원 등을 지냈으며 지방선거는 이번이 첫 도전이다.
◇ 체급까지 낮췄는데…3명 중 1명만 당선
광역의원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탈락하자 기초의원으로 체급을 낮추는 방법으로 출마한 후보들은 명암이 갈렸다.
광주에서 2명, 전남에서 1명이 도전했으나 고흥 다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정순열 후보만 극적으로 당선됐다.
정 씨는 3명을 뽑는 다선거구에서 2천219표를 얻어 4위인 새정치연합 이재기 후보를 단 3표 차로 눌렀다.
정 씨는 개표 종료 뒤 2표를 뒤졌으나 재검표 끝에 극적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광주 서구 가선거구와 북구 마선거구에 출마한 김모, 정모 후보는 석패했다.
◇ “팔팔해요” 팔순 후보…9.9% 득표
노익장을 과시하며 팔순의 나이에도 나주시장직을 노크한 무소속 나창주 후보는 9.91% 득표에 그쳐 눈물을 삼켜야 했다.
나 후보는 13대 당시 민자당(전국구)으로 정계에 진출했으며 이후 3차례 고향인 나주에서 국회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이번에 4번째 출마다.
◇ 어리지만 의욕만은…최연소 도전자도 ‘눈물’
무안군수에 28세의 나이에 최연소 도전장을 내민 최길권(무소속) 후보도 재선을 노리는 현직 단체장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한국농수산대학 화훼학과를 졸업한 최 후보는 경력란에 ‘국민의 건강과 생명 보호’를 외쳤으나 12.64% 득표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