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6개 초교 벼농사 체험
“지난봄부터 운동장 한켠에 있는 벼가 자라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추수 행사를 통해 농촌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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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영등포구청장 |
27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당중초등학교 6학년 장지연(12)양의 관찰일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일지에는 모내기를 한 지난 5월부터 추수 전까지 벼의 생장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덧붙인 관찰 사진을 보면 처음 모를 심었을 때 한 포기에 5~6줄기 정도의 잎이 있었다가 8월 29일 일지엔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싱싱하게 자라 있는 모습을 잘 그렸다.
지난 17일부터 28일까지 대영·신대림·영동·당산·신영초등학교 등 지역 6개 초등학교에서 ‘꼬마 농부들의 벼농사 행사’가 열렸다. 아이들이 학교 운동장 한쪽에 마련해 정성껏 키운 벼를 수확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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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친환경 체험교육’ 행사장에서 어린이들이 볏짚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새끼를 꼬고 있다. 영등포구 제공 |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은 서툰 솜씨로 낫을 이용해 벼 베기를 거들었다. 이름도 낯선 홀테(곡식의 알을 터는 것)부터 탈곡기, 도정기 등 농기구도 체험했다. 짚신, 키(곡식 따위를 까불러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 도롱이(짚, 띠 따위로 엮어 허리나 어깨에 걸쳐 두르는 비옷) 등 각종 공예품이 텐트 밑에 전시됐다. 아이들은 볏짚을 이용해 새끼를 꼬아 보는 시간도 가졌다.
조길형 구청장은 비록 적지만 손수 기른 벼를 쥐고 기뻐하는 학생들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앞으로도 더욱 많은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체험을 안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