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기록 업무 담당 ‘다’급 주무관 채용에 서예 실력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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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사처에 따르면 지난달 임기제 공무원 채용시험을 거쳐 ‘다급’ 1명을 뽑았다. 가급은 서기관(4급), 나급은 사무관(5급), 다급은 주무관(6급)에 해당한다. 국가직 9급으로 공직에 들어온 경우 6급이 되기까지 평균 18년 7개월이나 걸린다. 지방직 또한 평균 18년 4개월을 넘겨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문제는 2년 임기로 채용한 부문과 직급이다. 인사처는 분야를 ‘인사 기록’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한글 서예’란 조건을 달았다. 인사 기록 업무는 통상 공무원 복무와 관련한 인사카드 변동 내역을 관리하는 것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대통령 명의로 나가는 임명장 작성, 국새 및 대통령 직인 날인, 정부 인사 기록 유지 및 관리에 필요한 붓글씨를 쓰는 직책”이라고 설명했다. 연봉 하한선은 3629만 3000원, 상한선은 5110만원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원을 공모할 때 구체적인 학력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추세와 달리 응시원서에 졸업한 대학교 이름을 명시한 것도 혁신을 내세운 인사처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 시민은 “인사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만든 다른 부처에선 전산직으로 채우는 데 비해 서예에 밝은 사람을 뽑는다니 아무래도 대단한 혁신을 꾀하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2014-12-0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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