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에서 새끼 두꺼비 100여 마리가 망월지 둑에서 서식처인 욱수골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양서류 종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망월지 새끼 두꺼비 움직임은 대구의 생태건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는다. 매년 봄철이 되면 성체 두꺼비들이 망월지에서 집단 산란을 한다.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들은 보통 60~70일가량 수중에서 무리 지어 다니다 새끼 두꺼비로 변한다. 새끼 두꺼비들은 200만~300만 마리에 이르며 5월 중순쯤이면 서식처인 욱수골로 이동한다. 이동 기간은 2주에 이르며 올해는 예년보다 다소 빠르다.
서식처로 이동하는 새끼 두꺼비들의 생존율은 0.1%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0~3000마리만 살아남는 셈이다. 이동 과정에서 로드킬을 당하거나 깊은 산에 들어가며 지쳐 죽기도 한다. 살아남아도 다른 동물의 먹이로 희생된다. 대구 수성구청은 지난 2월 두꺼비 로드킬 방지용 울타리를 망월지 인근 400m 구간에 설치했다. 경북대 박희천 교수는 “두꺼비는 산의 계곡이나 낙엽이 쌓여 있는 곳에 살지만 알은 물에서 낳는다. 물속이 육지보다 온도 변화가 적고 단단하지 않은 알을 잘 보호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새끼 두꺼비들은 비 오는 날이나 습기가 많은 날에 이동한다”며 “올해 새끼 두꺼비 이동은 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이르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10년 망월지를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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