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20여 일 넘게 폭염과의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14일 낮 최고기온이 섭씨 37.3도, 밤 온도(14일 밤~15일 새벽)가 섭씨 29도를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1904년 기상관측 이래 112년 만에 최고치다.
부산에는 지난달 24일부터 역대 최장인 22일째 폭염특보가 내려졌으며 12일째 잠 못 드는 열대야가 지속하고 있다. 강한 일사로 지면과 대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밤이 돼도 열기가 식지 않는다. 이처럼 폭염이 계속 이어지자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찌는 듯한 더위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부산 남천동에 사는 이수남(85)할머니는 “방안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며 “80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더운 날씨는 처음”이라며 연방 부채질을 하며 혀를 내둘렀다. 부산기상청은 지난해 겨울 나타난 ‘슈퍼 엘니뇨’가 올여름 더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잠 못 드는 해운대 ‘야간 피서’ 14일 저녁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나들이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부산 낮 최고기온이 37.3도를 기록했고, 13일 밤부터 14일 오전까지의 최저기온이 28.3도를 기록했다. 부산의 밤낮 온도가 기상관측 이래 112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부산에는 지난달 24일부터 역대 최장인 22일째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다. 11일째 잠 못 드는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2016.8.14 부산 연합뉴스 |
폭염 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애꿎은 하늘만 원망하기도 한다. 연휴이자 광복절인 이날 낮 최고온도는 전날보다 다소 낮은 34도였으며 밤 바닷가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계속됐다.
부산기상청은 오는 18일부터 불볕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보했지만, 당분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잠 못 드는 해운대 ‘광복절 인파’ 14일 저녁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나들이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부산 낮 최고기온이 37.3도를 기록했고, 13일 밤부터 14일 오전까지의 최저기온이 28.3도를 기록했다. 부산의 밤낮 온도가 기상관측 이래 112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부산에는 지난달 24일부터 역대 최장인 22일째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다. 11일째 잠 못 드는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2016.8.14 부산 연합뉴스 |
폭염 탓에 부산지역 저소득층의 사망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부산 동구의 한 여인숙에서 장기 투숙하던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인 임 모(67) 씨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발견 당시 임 씨의 체온은 38도였다. 앞선 12일에는 부산 중구 단칸방에 홀로 살던 정모(79)씨가 숨졌다. 경찰은 폭염으로 인한 급성심근경색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추정했다. 부산에서는 지난 14일 하루에만 12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해 올여름 들어 89명이 병원을 찾았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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