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군산시와 서천군은 금강 해수유통과 어로구역 설정 등으로 10여년간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부터 화해 무드를 조성한 양 지자체는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금강 일대에서 2016 군산·서천 금강철새여행축제를 공동 개최한다.
두 시·군은 ‘철새’라는 같은 소재로 비슷한 시기에 각기 축제를 개최해오다 지난해부터 갈등 해소와 상생발전을 목표로 축제를 함께 열고 있다.
올해는 ?공동 축제프로그램 발굴 ?연계 관광코스 개발 ?철새 먹이 모금행사를 하고 개막식에서는 상생과 협력 메시지를 담은 축하공연과 개막 퍼포먼스도 연출한다. 두 지자체는 지역 주민 동참, 철새보호, 생태계 보전, 수익금의 철새보호 기금 활용 등도 합의했다.
이번 철새축제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체험프로그램,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 프로그램 등 47개 행사로 꾸민다. 청둥오리, 흰빰검둥오리, 쇠기러기, 가창오리 등 수십만 마리의 철새를 눈앞에서 생생히 관찰하도록 도보, 자전거, 버스여행 코스도 개발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철새축제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뿐 아니라 군산과 서천이 경계를 넘어 상생·공존·협력하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군산시와 서천군은 1990년 금강하굿둑 완공 전까지 다정한 ‘이웃사촌’이었다가 2004년 군산시의 핵폐기장 유치 신청을 시작으로 금강하구 해수유통, LNG 복합화력발전소, 공동조업수역 설정, 진포대첩 위치 등을 놓고 충돌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소원한 관계는 2014년 11월 단체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행정협의회, 시티투어 버스 운영, 철새축제 공동 개최, 공식행사 교차 참석 등으로 점차 수그러들면서 두 지역은 다시 상생·협력의 사이가 돼가고 있다. 내년 말 군산과 장항을 연결하는 동백대교(1.93㎞)가 개통하면 군산과 서천은 불과 5분 만에 오갈 수 있어 하나의 생활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