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화랑유원지 ‘4·16 안전공원’ 조성 놓고 민·민 갈등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시설이 포함된 ‘4·16 안전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놓고 민·민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유력 후보지로 정부합동분향소가 있는 화랑유원지가 떠오르자 인근 주민들이 “도심 한복판에 추모시설이 웬 말이냐”며 반대하는 반면 지역 시민단체와 세월호 유가족들은 “시민들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추모시설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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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유원지 시민지킴이 회원들이 지난 19일 안산시청 현관 앞에서 화랑유원지 추모시설 조성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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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안산시민연대와 세월호 유가족이 지난 7일 안산 시장실에서 화랑유원지에 안전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명지를 전달하고 있다. 안산시 제공 |
화랑유원지 시민지킴이 회원들은 지난 19일 안산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시장실을 방문해 제종길 안산시장에게 시민 3만 7565명이 참여한 ‘추모시설 반대 서명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의 놀이공간인 유원지에 추모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추모시설 건립을 강행하면 인간띠를 형성해 중장비 진입을 저지하는 등 물리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4·16 안산시민연대와 세월호 유가족 등은 화랑유원지에 4·16 안전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우리가 바라는 4·16 공원은 8곳에 흩어진 희생 학생들의 유골을 모으고,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 304명을 기억할 수 있는 시설”이라며 “생명과 안전의 도시 안산을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만들고 시민들의 휴식공간, 청소년의 꿈을 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화랑유원지는 희생 학생 250명이 다닌 단원고등학교가 보이며, 희생 학생들의 추억이 깃들고 안산시민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곳에 4·16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안산시민 3만여명이 서명한 ‘화랑유원지에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명지를 지난 7일 제 시장에게 전달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아직 장소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산시는 지난해 7월 세월호 유가족, 시민단체, 정부 관계자 등 24명으로 추모사업협의회를 구성해 4·16 안전공원 입지를 협의하고 있으며 화랑유원지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7-06-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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