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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호수공원엔 ‘느린 우체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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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 배달되는 편지 전국 인기…아날로그 감성 자극 젊은층 선호

국내 최대 수준의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의 ‘느린 우체통’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최대 수준의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 방문객에게 기다림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느린 우체통’ 세종시 제공
세종시는 지난해 11월 6통에 그쳤던 느린 우체통의 편지가 올 3월 110통에 이어 지난달 126통에 이르렀다고 14일 밝혔다.


편지를 써 넣으면 1년 뒤 보내주는 이 우체통은 2016년 8월 호수공원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평화의 우체통’(소녀상에 보내는 편지)과 함께 설치됐다. 안신희 주무관은 “소녀상에 더 관심을 갖게 하고, 시민과 소통하고, 사람들에게 기다림의 의미를 일깨워 주기 위해 느린 우체통도 설치했다”며 “편지에 익숙지 않은 그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해서인지 젊은이들이 많이 쓴다”고 했다.

시민은 물론 호수공원 방문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우체통 하단에 대통령기록관 등 세종시 풍경을 담은 엽서를 비치했다. 안 주무관은 “매달 우체통에서 편지를 수거했다 1년 후 받아 볼 수 있도록 시기에 맞춰 편지의 주소지로 발송한다. 엽서 말고 자신이 가져온 편지지에 쓴 사람도 많다”면서 “본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가장 많고 주소는 서울, 경기, 경남 등 전국적”이라고 말했다.

대학교 기숙사를 주소지로 써 넣은 편지도 있다. 자신에게 보낸 편지는 “1년 후 나는 ○○일을 하고 있겠지”라고 미래를 그린 게 많다. 가족에게 보낸 것은 편지를 쓴 날 세종시에서 뭘 먹었고, 무슨 일을 했고, 날씨는 어떻다는 기록과 함께 “항상 곁에서 힘이 되는 부모님이나 가족이 무척 고맙다”고 썼다. “우리가 헤어졌으면 이 편지를 버려줘”라고 연인에게 쓴 편지도 있었다.

안 주무관은 “2013년 4월 문을 연 호수공원 방문객이 연간 120만명까지 증가했고 느린 편지도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18-05-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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