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때아닌 독서 바람이 불고 있다. 독서광으로 소문난 박홍섭 마포구청장이 2005년을 ‘마포구 공무원 책읽기 원년’으로 선포했기 때문이다.
구는 이달 말까지 전문가와 직원들의 추천을 받아 2005년 필독도서 100권을 선정한다. 또한 내년부터 매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독후감 경진대회도 개최한다.
마포구청 공무원들이 책 읽는 모습. 마포구… 마포구청 공무원들이 책 읽는 모습. 마포구는 내년을 ‘직원 책읽기 원년’으로 선포하고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개발중이다. 마포구 제공 |
●“책 많이 읽어야 대민 서비스 향상”
박 구청장은 “공무원들이 예전처럼 복지부동하면서 시키는 일만 겨우 해서는 안 된다.”면서 “공무원은 방송국 PD처럼 주민을 위한 기획을 해야 하고, 심리상담사처럼 주민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구청 내 자료실에 직원들의 추천도서를 비치하도록 하고 이용 실적이 높은 직원은 시상하겠다.”고 밝혔다.
구는 현재 인터넷을 통해 직원들의 추천도서를 접수하고 있으며 23일 현재 40여권이 접수됐다.
직원들이 추천한 책을 보면 ‘서울도시계획이야기’,‘시장인가 정부인가’,‘Next Society’,‘변화를 두려워하면 1등은 없다’,‘10년 후 한국’,‘휴테크 성공학’,‘삼성처럼 회의하라’,‘자기가치를 높이는 기술 50가지’ 등 처세나 사회분석을 주제로 한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마포구 한 직원은 “옆 동료가 평소 이런 책들을 즐겨 읽는 줄 몰랐다.”면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꼬박꼬박 책을 읽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多讀직원 시상… 승진에도 반영 추진
마포구청 4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들은 후배들을 위해 각각 10권의 책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은규 행정관리국장은 “어떤 책을 추천할까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레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든다.”면서 “책 읽기 사업이 비단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선후배 교류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책 ▲시야를 넓혀주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책 ▲시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 등으로 구분해 필독도서 100권을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매달 ‘이달의 책’을 선정하고 ‘직원 독후감 경진대회’도 개최한다.‘이달의 책’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와 교보·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의 추천도서 목록을 참조해 매월 5권 내외로 선정한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 경진대회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도서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박 구청장은 “가능하다면 직원들의 인사 및 승진에도 독서 실적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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