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계속되는 수험생활과 불안한 미래 때문에 초조함을 떨치지 못하던 수험생이 메일 한 통을 보내왔다. 불확실한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 모든 수험생들의 공통된 근심거리로 그 역시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새해가 밝았지만 합격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올해도 수험준비를 계속해야 할지, 이쯤해서 진로를 바꿔야 할지 꼬리를 무는 고민으로 수험생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주위의 기대로 인한 부담감도 수험생들을 짓누른다.
그래서인지 연초만 되면 수험가에서는 우울한 소식이 매년 끊이질 않는다. 극소수의 수험생들이 압박감과 좌절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초에도 7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20대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맸는가 하면, 사법시험에서 여러차례 고배를 마신 수험생이 고시원에서 투신자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수험생들이 시험에 실패하게 되면 막다른 골목에 혼자 있다는 절망감과 좌절감으로 우울증에 빠진다고 한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최악의 선택도 불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손만 뻗으면 쉽게 예방책을 찾을 수 있다. 굳이 전문가를 찾지 않더라도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신림동에 마련된 고시생들의 쉼터인 ‘사랑샘’ 자원봉사자도 “몇 달씩 머뭇거리다 상담을 받은 한 고시생이 엉엉 울며 고민을 털어놓더니 그 후에는 마음의 안정을 찾아 공부에 전념하더라.”라고 주위의 도움을 구할 것을 권했다. 상담메일을 보내온 그 수험생도 “용기내 최선을 다해 달라.”는 말 한마디에 굳은 결심을 담은 답장을 보내왔다. 고민을 나눌 사람은 가까운 곳에 있기 마련이다.
강혜승 공공정책부 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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