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관객들로 공연 30여분 전부터 입장권이 매진돼 결국 통로 일부를 관객들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날 지휘자로 나선 하성호씨는 공연을 시작하며 통로에 앉은 관객들을 보며 “딱딱한 계단에 앉아 있는 것을 잊을 만큼 솜털처럼 포근하고 뭉개구름을 타는 것 같은 무아지경에 빠질 만한 연주를 들려주겠다.”며 인사를 했다.
초반부에는 고요한 숲속에서 새소리와 물소리를 연상케 하는 클래식 연주에 이어 드럼소리가 박력넘치는 신명난 팝음악이 연주됐다. 특히 귀에 익숙한 ‘스와니강’,‘섬집아이’ 등을 편곡한 연주는 한결 친근감이 느껴졌다.
공연 후반부에서 소프라노 김희정씨와 테너 전주배씨가 부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중 ‘축배의 노래’는 새해를 맞은 희망찬 느낌이 들었다. 드럼과 전자기타를 이용해 연주된 비발디의 ‘사계’는 마치 록가수의 콘서트가 연상됐다.
이날 연주회에 참석한 주부 신옥자(64)씨는 “답답했던 속이 후련하게 풀렸다.”며 “앙코르곡을 너무 많이 들려줘 오히려 관객이 미안한 기분”이라며 만족해했다. 가족과 함께 온 김지은(11·초당초교5)양은 “오케스트라라고 해서 어려운 클래식만 할 줄 알았는데 쉽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공연 중간 휴식시간이 없어 어린이들이 자주 화장실을 드나들어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주회는 새해를 맞은 도봉구민 모두에게 큰 신년선물이 됐다.
이병숙 시민기자 dulmar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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