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업계의 선두주자인 이마트와 우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인 하나로클럽이 서울 강남에 이어, 은평에서도 또다시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하나로클럽은 오는 6월3일 매출액 전국 1위(할인점 업계, 단일 점포 기준)를 달리는 이마트 은평점과 같은 상권 안에 6호점인 하나로클럽 은평점을 열어 도전장을 낸다.
●하나로, 신선·다양한 농산물·고급 인테리어 내세워
서울 은평구 대조동 14의 24 팜스퀘어 지하 2층에 자리잡을 농협하나로클럽 은평점은 영업면적 1200평(총면적 2760평) 규모로 상품의 70%를 우리 농수축산물로 구성할 계획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인 만큼 값싸고 신선한 농산물을 중심으로 공급하는 한편, 인테리어와 상품 구성을 고급화함으로써 ‘작지만 고급스러운 농산물 매장’을 지향한다는 게 목표다.
박종준 은평점 개설준비단장은 “농협유통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양재점·창동점처럼 다양한 농수축산물 상품을 갖추는 등 장점을 최대한 살려 운영할 생각”이라며 “칙칙한 분위기나 높은 판매대 등 약점으로 지적돼온 부분을 과감하게 개선해 이마트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은평점 오픈을 계기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 안에 3개의 점포를 추가로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농협하나로클럽에서 눈길을 끄는 매장은 명품 과일 코너와 쌀빵 코너. 망고·파인애플·석류·청견(오렌지) 등을 선보이는 명품 과일코너는 산지에서 바이어(구매 담당)가 직접 당도와 색깔이 우수한 과일만을 선별해 과일 바구니와 선물세트로 제작해 판매하는 독특한 매장. 가격대도 3만∼8만원대로 구성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8평 규모의 쌀빵코너는 밀가루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국산 쌀로 만든 빵 20여개 제품을 내놓는다. 현미식빵·백미식빵·흑미식빵을 비롯해 쌀팥빵·초컬릿머핀·쌀롤케이크 등이 주요 제품이다. 방부제를 쓰지 않는 데다 쌀 고유의 촉촉한 맛으로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도 강력한 수성 의지를 내비쳤다. 하나로클럽의 영업 면적이 이마트의 30% 수준에 불과하고 주력 상품도 다른 만큼 큰 경쟁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로클럽이 시장점유율을 잠식해오면 ‘전국 매출액 1위’라는 타이틀을 다른 할인점으로 넘겨줄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전국 단일점포 매출1위 수성에 촉각
지난 2001년 문을 연 이마트 은평점은 지하 1층∼지상 6층에 영업면적이 3600평 규모. 식품·잡화·의류·어린이용품·주방용품·가전제품 등의 부문에 모두 6만여개 품목을 특성에 따라 전문화한 카테고리식 구성으로 꾸며져 있다. 지하 1층 신선식품,1층 가공식품,2층 잡화,3층 의류,4층 완구·레포츠,5층 어린이용품과 주방용품,6층 가전제품과 푸드코트 등으로 특화시켜 보다 쉽게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마트에서 발길을 잡는 곳은 성인용 완구와 정원용품 코너.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주택가가 많은 상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성인용 완구코너에서는 조립완구인 프라모델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정원용품 코너에서는 화분·펜스·분갈이 흙 등을 전문 판매하고 있다.
이 덕택에 지난해 23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업계 2∼4위인 메가마트 동래점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안산점·영등포점 등 보다는 무려 300억원 가까이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추산이다.
여기에 어린이놀이방·유아휴게실·푸드코트·소비자만족센터 등 다양한 부대서비스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대형 할인점이 없는 서북상권의 유일한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인균 이마트 마케팅실장은 “하나로클럽이 면적도 좁고 주력상품도 다른 만큼 위협적인 경쟁상대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하나로클럽의 오픈을 계기로 적극적인 소비자 관리와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한편,1차 농수축산물 상품의 보강을 통해 소비자 이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매장입구 화훼코너도 눈여겨보세요
농협 하나로클럽 은평점은 비장의 카드로 ‘화훼코너’를 빼들었다. 매장 입구 바로 옆에 설치함으로써 ‘은평점의 얼굴’로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깔끔하고 투명한 유리 소재를 사용해 입구의 답답함을 줄이는 한편 산뜻한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5평 규모로 꾸며질 화훼코너는 장미·스프레이·소국·백합·아이리스 등 계절을 대표하는 다양한 생화를 판매할 예정이다.
조정일 은평점 개설준비단 주임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소비자들에게 꽃을 보는 즐거움과 동시에 계절감을 줘 편안한 마음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 입구에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추·치커리·열무·아욱·도라지·더덕·신선초·비트·봄무·봄배추 등 집에서 손쉽게 길러 먹을 수 있는 각종 씨앗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가격은 1000∼3000원 선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새집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는 공기정화식물도 판매할 예정이다. 산세베리아 화분이 7000원∼1만원, 스파트필럼 2500원, 아이비 2000원, 카랑코에를 2000원에 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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